아틀라시안(Atlassian)이 AI 기능을 탑재한 웹 브라우저 ‘아크(Arc)’와 ‘디아(Dia)’를 개발한 더 브라우저 컴퍼니(The Browser Company)를 약 610만 달러(약 878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수는 아틀라시안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전략과 인공지능 통합 확대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더 브라우저 컴퍼니는 2019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세련된 사용자 경험과 AI 자동화를 결합한 차별화된 웹 브라우저 개발로 주목받았다. 대표작인 아크는 탭 미리보기와 페이지 디자인을 맞춤형으로 변경할 수 있는 기능, 그리고 검색창에서 바로 ChatGPT를 호출하는 인터페이스 등 AI 기반 기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올해 6월 디아라는 신제품을 공개하며, 내장 챗봇을 통해 문서 작성, 페이지 번역, 리뷰 요약 등 더욱 고도화된 AI 활용을 선보였다.
특히 디아는 온라인 쇼핑에 특화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브라우저 트렌드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상품 리뷰를 자동 요약하고 가격 비교 기능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 편의성 향상에 집중했다. 더 브라우저 컴퍼니는 지난 5월, 아크 개발을 공식 중단하며 디아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아틀라시안은 디아를 기업 시장에 적합한 브라우저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보안 기능 강화, 규제 준수 모듈 탑재 등 엔터프라이즈 수요를 고려한 다양한 확장이 추진될 예정이다. 일부 아크의 강점도 디아에 통합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캐넌-브룩스(Mike Cannon-Brookes) 아틀라시안 최고경영자(CEO)는 “지식 노동자들은 범용 브라우저가 아닌, 그들만의 업무 방식에 맞는 전문 브라우저를 필요로 한다”며 “브라우저 혁신이 기업 생산성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증명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M&A가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퍼플렉시티AI(Perplexity AI)는 최근 ‘코멧(Comet)’이라는 AI 브라우저를 출시했으며, 이는 디아와 유사하게 요약과 자동 검색 기능을 갖췄다. 이 외에도 아이랜드 테크놀로지(Island Technology)와 같이 보안 중심의 엔터프라이즈 브라우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업들과도 직접 경쟁이 예상된다. 아이랜드는 올해 2억 5,000만 달러의 투자 유치를 통해 평가 가치를 50억 달러로 끌어올렸으며, 내부 사용자 인증 및 악성페이지 차단 같은 기능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아틀라시안은 그간 지라(Jira), 컨플루언스(Confluence) 등 개발자와 협업 중심 툴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이번 브라우저 인수는 클라우드, 협업 도구에 AI를 연계한 차세대 업무 환경 구축 전략의 핵심 포석으로 해석된다. 브라우저가 단순한 웹 탐색 도구가 아닌 생산성과 보안, 그리고 협업의 경계를 아우르는 업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전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