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핀테크 기업 두 곳이 한국장외시장(K-OTC시장)에 새롭게 등록되면서,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9월 8일 데이터젠과 와이콘즈가 K-OTC시장에 진입한다고 밝혔다.
K-OTC시장은 코스피나 코스닥에 상장하지 않은 비상장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 거래 시장이다. 이번 신규 등록으로 K-OTC시장에 편입된 기업 수는 총 124개로 늘어나게 된다. 데이터젠과 와이콘즈가 각각 9월 11일과 9월 10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예정인데, 개시일에는 주당 순자산가치의 30∼500% 범위에서 매매가 가능하다.
데이터젠은 2007년에 설립된 핀테크 전문 기업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자금융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산 돼지고기인 ‘한돈’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추진 중인데, 이는 국내 최초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데이터젠은 이러한 사업모델을 통해, 한돈 농가와 가공업체는 물론 일반 소비자까지도 참여할 수 있는 직거래 기반의 새로운 유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다른 K-OTC 신규 등록 기업인 와이콘즈는 2019년 창립 이래 디지털 결제 서비스와 청년 대상 프랜차이즈 플랫폼 사업 등을 전개해 왔다. 대표 서비스인 ‘야미’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주문·결제 플랫폼으로, 현재 전국 34개 대학과 253개 매장에서 약 3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와이콘즈는 대학생 등 디지털 세대를 출발점으로 삼아 지역 상권과 기업체, 나아가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 아래 ‘모바일 슈퍼앱’으로의 진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K-OTC시장에서는 최초 거래 이후부터는 전일 가중평균 주가의 ±30% 범위 내에서만 가격이 등락하도록 제한되어 있다. 이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 장외시장의 거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번 데이터젠과 와이콘즈의 시장 진입은 K-OTC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창의적인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두 회사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더 많은 혁신기업들이 장외시장 문을 두드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자본시장 내 다양한 기업 성장 경로를 마련하는 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