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장비, 웨어러블을 포함한 여러 AI 엣지 디바이스용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스타트업 시파이브(SiFive)가 최신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4종을 새롭게 공개했다. 새 제품은 모두 오픈소스 명령어 집합 아키텍처인 RISC-V 기반으로 설계됐다. 특히 인공지능(AI) 모델의 연산에 특화된 벡터 연산 기능이 탑재돼 엣지 AI 분야의 활용 확대가 기대된다.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시파이브는 지난 2022년 투자 라운드에서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CPU 코어 공개는 자사의 대표 기술인 RISC-V 명령어 집합에 벡터 확장 기능을 결합한 것으로, 복수의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함으로써 AI 모델의 연산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병렬 처리는 주로 이미지 인식과 같은 컴퓨터 비전 분야, 데이터 변환, 필터링 작업에 유리하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군의 주력 모델은 X160과 X180이다. 두 제품 모두 실시간 운영체제(RTOS) 구동이 가능해, 반응속도가 중요한 산업용 IoT나 센서 응용 환경에 적합하다. 예컨대 공장에서 설비 이상을 감지한 센서가 3초 이내에 경고를 출력하도록 보장하려면 RTOS 기반의 정확한 연산 타이밍이 필요하다.
X160은 최대 200키비바이트(KiB)의 캐시와 2메비바이트(MiB)의 메모리를 장착할 수 있으며, 피트니스 트래커와 같은 소비자 기기나 다수의 AI 가속기가 탑재된 시스템에서 펌웨어 보호를 위한 관리 코어로 활용될 수 있다. X180은 X160 대비 10% 성능이 향상됐고, 4MiB 이상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이중 캐시를 장착하고 있어 AI 모델 훈련이나 일부 데이터센터 서버에서의 활용이 유망하다.
이번 발표에 포함된 나머지 두 제품인 X280과 X390은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X280은 증강현실(AR) 기기 등 소비자용 제품에 특화됐으며, X390은 자동차 및 도시 인프라 시스템 등 고성능을 요하는 응용처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X390은 벡터 연산 속도가 기존보다 4배 빨라졌다. 두 제품 모두 새로운 코프로세서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AI 가속기를 포함한 시스템온칩(SoC) 설계에 손쉽게 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메모리 서브시스템의 대기 시간도 낮추는 기술이 적용됐다.
시파이브는 이번 신제품 기반 칩셋이 2026년 2분기부터 본격 양산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AI 중심의 차세대 엣지 컴퓨팅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