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5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카카오톡 개편 이후, 사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거세게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메신저의 기본 기능을 넘어선 과도한 소셜 기능 중심의 변화가 이용자 경험을 해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23일 업데이트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낮은 평점과 비판적인 리뷰가 대거 올라오고 있다. 사용자경험(UX) 분석 기업 피엑스디가 당시 등록된 카카오톡 리뷰 1천 건을 분석한 결과, 42%는 전반적인 개편 내용에 불만을 나타냈다. 특히 사용자환경(UI) 및 디자인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19%, 친구 목록 및 프로필 기능 변화에 대한 불만은 10%에 달했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큰 변화는 '친구 탭'의 구조다. 기존에는 친구들의 목록과 상태 메시지를 단순히 보여주는 기능이었지만, 업데이트 이후에는 친구들의 프로필 변동 내역이 기본 화면으로 설정돼 소셜 미디어처럼 격자형 피드 형태로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는 사용자로 하여금 업무상 지인이나 직장 상사의 근황까지 실시간으로 노출되게 하며,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서 벗어난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이 단문 영상 콘텐츠나 광고 등 외부 콘텐츠를 과다하게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금탭’에는 사용자가 원하지 않아도 숏폼 영상 콘텐츠가 자동 노출되며, 친구 탭에도 광고가 프로필만큼의 큰 비중으로 표시돼 사용자 피로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재 일부 사용자들은 앱 이전 버전으로의 롤백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다른 메신저 서비스로 이동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 반응은 카카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26일, 카카오 주가는 장 중 4% 이상 급락하며 6만원대가 붕괴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다음 월간 단위 업데이트에서 이같은 반응을 얼마나 반영할지가 향후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 측은 이용자 의견을 수렴해 기능 개선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비슷한 시기 개편된 네이버 모바일 블로그 플랫폼 역시 이용자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특히 광고성 콘텐츠 노출과 관련한 이용자의 반발이 심해지자, 네이버는 개편된 '좋아요' 기능을 다시 이전 방식으로 되돌리는 등 서둘러 대응에 나섰다. 이처럼 지나친 기능 확대가 오히려 이용자 경험을 오염시킨다는 반성과 함께, 단기적인 사용자 유입보다는 핵심 이용자층의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플랫폼 기업들이 이용자 중심 설계로 회귀하거나, 커스터마이징(개인화 설정)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들이 단순한 기능 추가보다 본질적인 사용 편의성과 선택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이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