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 업체 파이브트랜(Fivetran)과 디비티 랩스(dbt Labs)가 기업 결합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합병은 전면적인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며, 연간 반복 매출 기준 약 6억 달러(약 8640억 원)에 달하는 규모의 통합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합병 이후 파이브트랜의 최고경영자(CEO) 조지 프레이저가 신설 법인의 CEO를 맡고, 디비티 랩스의 창업자인 트리스탄 핸디는 사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양사는 앞으로 약 1년 내 합병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파이브트랜은 기업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간의 데이터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자유롭게 전송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제조업체가 여러 공장에서 수집한 장비 상태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시간당 500GB 이상의 데이터 전송도 소화할 수 있어 고성능 환경에도 대응 가능하다.
반면 디비티 랩스는 적재된 데이터를 가공 및 정형화하는 데 특화된 도구 ‘dbt’를 개발했다. 두 회사는 이미 1500곳 이상의 공동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합병은 양사의 기능적 상호보완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파이브트랜이 데이터를 이동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면, 디비티는 그 데이터를 정제하고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이 AI와 데이터를 둘러싼 인프라 시장에서 빠르게 변하는 수요에 응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theCUBE 리서치의 롭 스트레치 상무는 “메타데이터 관리와 모델 운영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다”면서 “이번 결합은 규제와 ROI 기반의 현실적 사용 사례에 맞는 차세대 데이터 플랫폼 지형을 새로 짤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디비티의 기능 중 핵심은 데이터 변환 외에도 관측성과 자동화다. 이 도구는 문제가 발생한 자동화 워크플로우를 감지하고 경고를 보내는 감시 기능을 제공하며, 인프라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비용 대시보드도 내장돼 있다. 특히 AI 기반 보조 도구인 ‘dbt Copilot’은 자연어 명령어로 데이터 처리 스크립트를 생성하고 코드 문서를 자동화하는 기능까지 지원해 개발자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dbt는 오픈 소스로 운영되는 ‘dbt Core’와 상업적 확장 버전인 ‘dbt Fusion’으로 나뉘어 제공되고 있다. 합병 이후에도 두 프로젝트는 기존 라이선스를 유지하며 각각 독립적으로 관리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합병은 최근 세일즈포스가 정보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인포매티카 인수 의향을 밝힌 이후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통합 사례로 평가된다. 데이터 관리 솔루션 시장이 AI 전환기를 맞아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파이브트랜과 디비티 랩스의 결합이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