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그동안 고수해온 프리미엄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저가형 노트북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11월 5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1천 달러(한화 약 145만 원) 이하의 노트북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제품은 웹 서핑, 문서 작성, 영상 감상 등 비교적 가벼운 작업을 주로 하는 사용자들을 겨냥해 설계됐고, 코드명은 ‘J700’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기존 맥 시리즈와 달리 아이폰용 프로세서와 저가형 LCD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가격을 낮추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이폰 칩이 노트북에 쓰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내부 테스트 결과 이 칩은 기존 M1 칩 대비 더 우수한 성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애플의 가장 저렴한 노트북은 999달러(약 145만 원)부터 시작하는 M4 맥북 에어로, 사실상 1천 달러 이하 제품 출시는 브랜드 전략에 큰 변화를 의미한다. 애플은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만을 고집하며 저가형 시장 진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과거에도 월마트 등 일부 채널을 통해 일부 모델을 할인 판매한 적은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과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구글의 운영체제 ‘크롬 OS’를 탑재한 보급형 노트북, 이른바 ‘크롬북’의 확산이 있다. 크롬북은 미국 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오고 있으며, 가격 역시 프리미엄 모델 기준으로도 600달러 수준으로 애플보다 저렴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애플의 글로벌 PC 시장 점유율은 약 9%로 레노버, HP, 델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애플이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PC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략적 유연성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교육용 시장이나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점유율 확장을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가격 부담을 낮춘 신제품의 출시가 현실화되면, 애플 브랜드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동시에 기존 경쟁사들과의 경합도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