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2030년까지의 이더리움 로드맵’을 몇 주 만에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한 실험을 두고, 개발 생산성이 급격히 바뀌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속도 경쟁에 매몰되면 보안 공백이 커질 수 있다며, AI 시대의 개발 방식은 ‘더 빠르게’가 아니라 ‘더 안전하게’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테린은 1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몇 주 만에 전체 2030 로드맵을 바이브 코딩(vibe-coding)으로 구현했다는 점은 꽤 인상적”이라며, 2월 한 개발자가 “AI로 한 사람이 이더리움 로드맵의 레퍼런스 구현을 코딩할 수 있다”고 내기를 걸었던 사례를 언급했다. 바이브 코딩은 AI가 애플리케이션 코드를 대거 생성해 개발자가 빠르게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식으로, 최근 코딩 특화 모델 성능이 개선되며 확산하는 추세다.
부테린은 AI가 “코딩을 ‘대규모로 가속’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더리움 로드맵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마무리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보안 수준에서 훨씬 빠르게 끝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검증 방식이 같이 진화하면 보안과 완성도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다만 그는 AI가 작성한 코드가 곧바로 실사용에 적합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부테린은 해당 실험에 “큰 전제 조건(massive caveats)”이 있다며, 작성 속도가 워낙 빠른 탓에 “치명적인 버그가 많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경우에 따라선 AI가 완전한 구현을 시도하지 않은 ‘스텁(stub)’ 형태의 임시 코드가 섞여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6개월 전만 해도 이런 결과는 가능성 밖이었다”며, 중요한 건 ‘현재 결과’보다 ‘트렌드가 어디로 가는지’라고 덧붙였다.
부테린이 제시한 해법은 단순하다. AI로 얻는 속도 이익을 그대로 출시 속도로만 전환하지 말고, 그 절반은 보안 강화에 재투자하라는 것이다. 그는 “AI가 제공하는 속도 이득의 절반은 속도로, 절반은 보안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테스트 케이스를 더 많이 생성하고, ‘형식 검증(formal verification)’을 적용하며, 동일 기능을 여러 구현체로 만드는 ‘멀티 구현’ 접근을 예로 들었다. 빠른 코딩이 곧 빠른 배포가 아닌, 빠른 코딩이 더 촘촘한 검증으로 이어지는 개발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버그 없는 코드’가 더 이상 이상론이 아닐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부테린은 그동안 “이상주의적 망상으로 여겨졌던” 버그 프리 코드가 AI와 검증 기술의 결합으로 “가능해지고, 나아가 기본 기대치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AI가 코드를 쓰는 역할을 넘어서, 보안 검증과 품질 보증을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경우 블록체인 인프라 전반의 개발 관행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발언은 이더리움 재단이 최근 공개한 로드맵 ‘스트로맵(Strawmap)’을 둘러싼 논의와도 맞물린다. 스트로맵은 향후 4년간 계획된 업그레이드를 정리한 문서로, 부테린은 이를 두고 최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왔다. 그는 과거 이더리움의 ‘양자 내성(quantum-resistant)’ 강화 구상도 제안한 바 있으며, 2일에는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 이른바 스마트 계정(smart accounts)이 “1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AI가 블록체인 개발의 병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한편, 생성형 AI 코드 특유의 취약점과 검증 책임을 둘러싼 논쟁도 함께 커지고 있다. 부테린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이더리움(ETH) 로드맵이 빨라질 수 있다는 낙관론은 가능하지만, 그 전제는 ‘보안 중심의 개발 체계’라는 점이다. AI가 개발을 가속하는 시대일수록, 시장이 신뢰하는 기준은 결국 속도가 아니라 안전성과 검증의 깊이가 될 수밖에 없다.
💡 "AI가 코드를 빨리 쓰는 시대, 승부는 ‘속도’가 아니라 ‘검증’에서 난다"
비탈릭 부테린이 말했듯, AI는 개발을 ‘대규모로 가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브 코딩으로 몇 주 만에 로드맵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어도, 그 속도만큼 치명적 버그와 스텁(stub) 코드가 섞일 위험도 함께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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