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도입이 빨라질수록 기업들의 ‘클라우드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AI·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플랫폼을 제공하는 포인트파이브(PointFive)가 6000만달러, 한화 약 914억1000만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액셀이 주도했고, 인덱스벤처스, 앙트레캐피털, 퍼페추얼그로스, 베시벤처스, 셰바벤처스, 세일즈포스벤처스가 참여했다. 이번 자금 조달로 포인트파이브의 누적 투자금은 9600만달러, 약 1462억6000만원으로 늘었고 기업가치는 5억달러, 약 7617억5000만원으로 평가됐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포인트파이브는 스스로를 ‘AI 및 클라우드 효율화 플랫폼’으로 소개한다. 기업이 사용하는 클라우드 인프라 전반을 분석해 유휴 서버, 사용하지 않는 저장공간, 과도하게 배정된 메모리 같은 낭비 요소를 찾아내고 비용 절감 방안을 제시하는 구조다.
회사명 ‘포인트파이브’는 고객의 클라우드 지출을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왔다. 특히 AI 인프라에서는 불필요한 메모리 사용이 큰 낭비로 이어진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AI 모델에 지나치게 많은 ‘컨텍스트’를 넣으면 응답 속도가 느려지고 비용은 더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론 아르바츠(Aron Arvatz)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켜져 있는’ AI 에이전트 역시 기업 재무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인트파이브 플랫폼은 고객사의 클라우드 환경에 연동돼 백그라운드에서 전체 인프라를 점검하고, 성능 저하 없이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구체적인 권고안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업무 성격에 따라 더 저렴한 AI 모델로 바꾸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아르바츠는 자사를 고객의 ‘효율 코치’라고 표현하며, 일부 대기업은 불필요한 자원에만 매년 수백만달러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은 뚜렷해지고 있다. 액셀의 필리프 보테리(Philippe Botteri) 파트너는 AI 애플리케이션 운영 비용이 많은 기업에서 가장 큰 비용 항목 중 하나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직원들의 AI 도구 사용을 장려하면서 컴퓨팅, 네트워크, 저장장치 비용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현상을 ‘토큰맥싱(tokenmaxxing)’이라고 불렀다. AI 자원 사용량을 나타내는 ‘토큰’ 소비가 급증하면서 청구서도 가파르게 커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메타플랫폼스($META)는 올해 4월 사내 메모를 통해 ‘AI 도구를 단지 사용하기 위해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메타의 최고기술책임자 앤드루 보즈워스(Andrew Bosworth)는 토큰 사용량 자체가 성과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포인트파이브는 2023년 아르바츠가 갈 벤 데이비드(Gal Ben David), 아미르 호제즈(Amir Hozez)와 함께 설립했다. 이들은 앞서 사이버보안 기업 인사이트사이버인텔리전스(IntSights Cyber Intelligence)를 공동 창업해 2021년 래피드7($RPD)에 약 3억3500만달러에 매각한 이력이 있다. 이후 기술 통합 과정을 거치며 클라우드 비용 낭비 규모를 직접 체감한 것이 새 창업의 계기가 됐다.
실적 성장세도 가파르다. 회사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1년간 연간반복매출(ARR)이 6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존 고객들이 평균적으로 지출을 두 배 늘린 것이 성장의 주요 배경이었다는 설명이다. 아르바츠는 기업들이 ‘더 많이 절감하기 위해 더 많이 지출하고 있다’며 올해 매출이 5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주요 고객으로는 독일 에너지 기업 이온(E.ON), 브라질 인터넷은행 누뱅크(Nubank), 미국 스포츠 굿즈·도박 플랫폼 기업 패너틱스(Fanatics)가 포함된다. 아르바츠에 따르면 누뱅크는 포인트파이브 서비스 도입 후 단 10일 만에 투자 비용을 회수할 만큼 클라우드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유럽과 이스라엘 시장 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마케팅과 연구개발 부문을 중심으로 올해 약 40명을 추가 채용할 예정이다. 다만 당초 80명까지 채용하려던 계획은 자사 내부의 AI 활용 효과 덕분에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아르바츠는 AI를 활용해 과도한 채용 뒤 다시 인력을 조정해야 하는 문제를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인트파이브는 이날 사내 AI 도구 사용량을 추적·통제하는 신규 서비스 ‘토큰시프트(TokenShift)’도 공개했다. AI 도입 경쟁이 확산하는 가운데, 앞으로는 ‘더 많이 쓰는 기업’보다 ‘더 효율적으로 쓰는 기업’이 비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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