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엔비디아와 브룩필드로부터 100억달러, 우리 돈 약 14조6천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한 글로벌 인프라 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은 현지시간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공지능 관련 행사에서 이번 투자가 네이버의 새로운 도약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 의미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선다. 네이버는 그동안 검색, 커머스, 콘텐츠, 클라우드 등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운영해 왔고,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도 자체 설계·구축해 왔다. 다시 말해 서비스 경험과 인프라 운영 역량을 함께 쌓아온 것이 네이버의 강점인데, 이번에는 여기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컴퓨팅 역량과 브룩필드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능력이 결합하는 구조다.
특히 네이버는 현재 엔비디아와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부터 인공지능 모델, 기업용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이른바 ‘인공지능 팩토리’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 팩토리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하나의 생산 체계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사업 모델을 뜻한다. 브룩필드는 데이터센터와 전력·에너지 같은 기반 시설 투자에 강점을 가진 글로벌 대체자산 운용사인 만큼, 네이버가 세계 시장에서 인공지능 인프라 사업을 키우는 데 필요한 자금과 설비 확충에 실질적인 지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장은 네이버가 지난 30년 동안 미국과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 사이에서 독자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일궈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안고 있던 과제는 축적한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대규모로 확장하는 일이었다고 짚었다. 이는 국내 플랫폼 기업이 내수 시장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막대한 자본과 설비가 필요한 인공지능 산업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인공지능 산업은 기술력뿐 아니라 전력, 데이터센터, 반도체 확보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어, 네이버도 이런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진영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 의장은 동시에 인공지능 기술과 서비스가 일부 글로벌 빅테크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인터넷과 인공지능이 소수 집단에 의해 지배되는 구조가 아니라, 국가와 기업, 개인마다 다양한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네이버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단순히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주권과 시장 다양성이라는 가치까지 함께 내세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네이버가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면서도 독자적인 인공지능 모델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업을 함께 키우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