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2026년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인공지능 수요 확대의 수혜를 본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인텔은 23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이 16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고 공시했다.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144억2천만달러를 16억달러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분기 매출 증가율로 보면 2011년 3분기 이후 약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42센트로 집계돼 월가 예상치 21센트의 두 배에 달했다. 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들은 인텔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받아들였고, 이에 따라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4% 넘게 뛰었다. 정규장에서는 2.33% 내렸지만, 실적 공개 뒤에는 미 동부시간 오후 6시 기준 105달러선에서 움직였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성장의 폭이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개인용 컴퓨터용 반도체를 주로 담당하는 클라이언트컴퓨팅·피지컬에이아이 그룹(CCPG) 매출은 89억달러로 1년 전보다 13% 늘어 전체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데이터센터·에이아이(DCAI) 부문은 6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증가율은 59%로 가장 가팔랐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 확산으로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인텔도 이 흐름의 영향을 본 것으로 해석된다. 한동안 수익성 부담으로 지적받았던 파운드리 사업도 58억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31% 성장했다. 파운드리는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이번 실적은 단순한 분기 호조를 넘어 인텔의 사업 재편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인텔 파운드리 부문은 최근 기술 로드맵에서 1.8나노급 공정인 인텔 18A-P를 시범 생산 단계에 올렸고, 립부 탄 최고경영자 체제에서 첫 실명 고객으로 사이버 보안 기업 포티넷도 확보했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제품과 파운드리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장비, 청정실(반도체 생산시설의 초미세 먼지를 통제하는 공간), 기판 등에 대한 투자를 의미 있게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텔이 단순히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주문형 반도체(에이식), 첨단 패키징, 위탁생산까지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회사 측은 3분기 전망도 낙관적으로 제시했다. 인텔은 다음 분기 매출이 158억∼168억달러, 주당순이익은 38센트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역시 LSEG 기준 시장 예상치인 매출 151억달러, 주당순이익 27센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는 더 빠른 실행, 책임 있는 운영, 고객 중심 접근을 통해 15년 만의 가장 강한 성장세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인공지능이 반도체 연산 수요를 전례 없이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인텔이 중앙처리장치, 주문형 반도체,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네트워크 전반에서 지속 성장할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반도체 생산 경쟁 심화 속에서 인텔의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는지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