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이버보안 기업 필리그란 SAS가 위협 노출 관리 업무를 자동화하는 인공지능(AI) 오케스트레이션 계층 ‘XTM 원(XTM One)’을 11일 공개했다. 흩어진 보안 도구를 오가며 처리하던 위협 인텔리전스 수집, 공격 시나리오 생성, 대응 검증 과정을 하나의 연속된 흐름으로 묶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에 나온 XTM 원은 회사의 위협 인텔리전스 플랫폼 ‘오픈CTI(OpenCTI)’와 노출 검증 도구 ‘오픈AEV(OpenAEV)’를 연결한다. 기존 보안팀은 한 시스템에서 위협 정보를 수집하고, 다른 도구에서 공격 시나리오를 만들며, 별도 대시보드에서 조치 현황을 추적하는 식으로 수작업을 반복해왔다. 필리그란은 XTM 원이 AI 에이전트를 통해 이런 인계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원시 정보’에서 ‘검증된 방어 조치’까지 이어지는 지속형 워크플로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오픈CTI와 오픈AEV 안에 이미 AI 기반 자동화 기능이 있었지만, XTM 원은 단일 제품 안에서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 간 협업을 조정하는 별도 계층이라는 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공동창업자 줄리앙 리샤르(Julien Richard)는 “CVE, 위협 행위자, 공격 캠페인 규모가 이미 사람이 수작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며 “XTM 원은 단순히 기능으로 붙인 AI가 아니라 위협 관리의 ‘운영체제’ 역할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탐지·대응 속도 최대 70% 개선 주장
XTM 원에는 시간이 많이 드는 보안 업무를 처리하도록 설계된 사전 패키지형 AI 에이전트가 포함된다. 여기에는 위협 인텔리전스 수집과 보강, 위협 요약 및 보고서 작성, 공격 시나리오 생성과 검증, 대응 가이드 제시 등이 들어간다. 이들 에이전트는 서로 상호작용하며 연속 루프를 형성해, 보안팀이 우선 대응해야 할 위협을 식별하고 실제 악용 가능성을 시험한 뒤 방어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한 화면에서 확인하도록 돕는다.
필리그란은 초기 벤치마크 결과, XTM 플랫폼을 활용한 조직에서 위협 탐지 및 대응 주기가 최대 70% 빨라졌고 공격형 보안 테스트 준비 시간은 최대 80%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회사 측이 제시한 수치인 만큼, 실제 도입 환경과 조직의 보안 성숙도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제품관리 부문 부사장 장필립 살레스(Jean-Philippe Salles)는 “위협 인텔리전스 도입의 가장 큰 장벽은 늘 ‘복잡성’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어 인터페이스를 통해 초급 분석가도 더 빠르게 업무 생산성을 낼 수 있고, 숙련된 실무자는 반복 작업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 산업·공공기관 겨냥한 배포 전략
XTM 원은 사용자 맞춤형 확장성도 전면에 내세웠다. 고객은 자체 AI 에이전트와 워크플로, 외부 연동 기능을 직접 구축해 배포할 수 있다. 특히 ‘BYOLLM(Bring Your Own LLM)’ 지원으로 필리그란이 제공하는 모델뿐 아니라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연결할 수 있고, 온프레미스 방식으로도 운영 가능하다. 민감한 데이터를 외부 시스템으로 보낼 수 없는 규제 산업과 정부 기관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는 이유다.
출시는 세 가지 등급으로 이뤄진다. 오픈CTI나 오픈AEV의 기존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고객은 추가 비용 없이 기본 패키지형 에이전트, 사용량 한도, BYOLLM 기능을 제공받는다. 반면 맞춤형 에이전트 제작, 고급 워크플로 오케스트레이션, 프리미엄 모델 패키지가 필요한 기관은 XTM 원을 별도 라이선스로 도입해야 한다. 등급과 무관하게 필리그란 제품을 다른 AI 아키텍처에 연결할 수 있는 무료 오픈소스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서버도 제공된다.
대형 투자 유치 후 플랫폼 확장 본격화
XTM 원은 이달 중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2022년 설립된 필리그란은 지난해 10월 시리즈 C 투자 라운드에서 5,800만달러를 유치했다. 원/달러 환율 1,524.50원을 적용하면 약 884억2,100만원 규모다. 이번 투자에는 유라지오 SE, 인사이트 파트너스, 액셀 파트너스, 도이체텔레콤 AG의 T.Capital이 참여했다.
사이버보안 업계는 최근 생성형 AI를 단순 보조 기능이 아니라 여러 보안 제품을 묶는 ‘운영 계층’으로 확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필리그란의 XTM 원 역시 이런 흐름 위에서, 복잡한 위협 관리 과정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을지가 시장 평가를 가를 변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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