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블런스(ENAFF)가 대규모 자금 조달과 AI 데이터센터향 광통신 수주 확대를 동시에 발표하며 ‘재무 정상화’와 ‘성장 모멘텀’ 확보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피너클 아일랜드 II LP가 주도한 종합 금융 거래를 통해 1,500만 달러(약 216억 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확보하고 기존 2,500만 달러 대출 만기를 2029년으로 연장했으며, 4,000만 달러(약 576억 원) 이상의 전환사채에 대한 현금 이자 지급을 유예하는 대신 누적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조건을 적용했다. 확보된 자금은 기존 부채 상환과 이자 비용 지급, 운영자금 확보 등에 투입되며, 이사회는 회사가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 상태에 있다고 판단해 관련 규정 예외 조항을 적용했다.
동시에 에너블런스는 북미 AI 하이퍼스케일러를 대상으로 530만 달러(약 76억 원) 규모의 광통신 반도체 주문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 역사상 최대 단일 주문으로, 800G 및 1.6T 광트랜시버에 적용되는 파장 관리 칩이 핵심이다. 해당 제품은 2026 회계연도 4분기부터 출하가 시작되며, 자체 ‘하모닉 PLC’ 기술이 적용된다.
실적 측면에서도 개선 흐름이 감지된다.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224만7,000달러로 전년 대비 80% 증가했고, 매출총이익은 29만7,000달러로 흑자 전환했다. 순손실 역시 377만8,000달러로 축소됐다. 웨이퍼 생산능력은 월 2,500장 수준을 넘어섰으며, 회사는 2026년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800만 달러(약 115억 원)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같은 해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재무 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회사는 최근 주가 및 거래량 급등과 관련해 미공개 중요 정보는 없다고 밝혔으며, 추가 자본 유치 및 부채 구조 조정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의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계약은 없다고 설명했다.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블런스는 시버스 세미컨덕터, 오넷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AI 데이터센터용 코팩키지드 옵틱스(CPO) 솔루션 개발에 나섰으며, 8채널 외부 광원 모듈을 공동 개발 중이다. 또한 슌윈 테크놀로지와의 OSAT 전략 계약을 통해 북미 시장 생산 능력 확대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AI 기반 제조 혁신도 병행한다. 회사는 제임스 자마시(Dr. James Gyarmathy)를 최고지능책임자로 선임해 설계, 생산, 테스트 전 과정에 ‘에이전틱 AI’ 도입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수율 개선과 장비 가동률 향상, 제품 출시 기간 단축을 노린다. 조직 측면에서는 팹 운영 책임자와 최고운영보좌를 포함한 핵심 인재 영입도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에너블런스가 단기적으로는 재무 리스크 관리가 핵심 과제지만,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 확대에 따른 광통신 수요 증가가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광집적소자 기반 기술과 AI 인프라 수요가 맞물리면서 기술 기업으로서의 재평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유동성 리스크’ 해소 여부가 향후 주가 방향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