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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FOMC...시장·연준 "긴축 효과 충분" VS "아직 멀었다" 의견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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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레 기자

2023.02.06 (월)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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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셔터스톡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달 1일(현지시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p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기준금리를 기존 4.25%로 시작해 4.50%까지, 다시 4.50%에서 4.75%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2%라는 사실을 세 차례나 상기시켰고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목표 범위의 지속적인 인상(ongoing increases)이 적절하다"는 문구를 그대로 유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금리인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보통 매도 물량을 쏟아냈을 시점인데 시장은 '어차피 금리인상은 끝난다'는 듯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처음으로 물가 상승세 둔화를 인정한 점, 금리 인상 '속도(pace)'라는 단어를 '정도(extent)'라는 표현으로 바꿔 인상폭 고정을 시사한 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완화와 코로나 리스크 해소 사실을 언급한 점 등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 FOMC 앞둔 시장, 물가 안정 & 금리인상 종료 '선반영'

시장은 이번 FOMC에서 0.25%p 금리인상을 확신했다.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여러 지표에서 물가 개선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모두 물가가 꺾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CPI는 2022년 6월 9.1%에서 12월 6.5%로, PCE는 2022년 7월 6.8%에서 12월 5%로 감소했다.

FOMC 전 너무 좋아서 문제였던 고용 지표에서도 둔화세가 감지됐다.

지난달 7일 나온 12월 고용보고서는 안정적인 고용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임금 상승률'은 둔화하는 가장 좋은 성적표를 내놨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6% 증가하는데 그치며 예상치 0.4%, 5.0%를 밑돌았다.

지난달 31일 나온 지난해 4분기 '고용비용지수(ECI)' 증가세도 둔화됐다. 미국 노동자의 급여·복지 비용을 나타내는 ECI는 전기 대비 1% 증가했다. 3분기 증가율 1.2%, 월가 전망치 1.1%를 모두 하회했다. 서비스 부문 지수도 전분기 1.2%에서 1.0%로 줄었다.

부진한 경제 전망을 가리키는 지표도 연준이 과도하게 긴축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를 강화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한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7.1로, 전월 기록(109)과 예상치(109.5)를 모두 밑돌았다.

향후 소득과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1월 기대지수는 77.8로, 전월(83.4) 대비 크게 하락했으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의미하는 80선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석 달 연속 '50'을 밑돌면서 계속되는 업황 위축을 시사했다. 올해 1월 제조업 PMI는 47.4로, 전월 기록(48.4)과 예상치(48.0)을 하회했다. 코로나 팬데믹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글로벌이 별도로 발표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도 46.9로, 석 달 연속 위축세를 보여 올해 1분기 역성장 가능성을 가리켰다.

소비자 설문에서도 물가 하락 전망이 나타났다. 지난달 9일 뉴욕 연은이 발표한 12월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단기(1년) 기대 물가상승률은 5%로,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장기(3년) 기대 물가상승률은 3%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나온 미시간대 설문 결과는 단기(1년) 기대 물가상승률을 3.9%, 장기(5년) 기대 물가상승률을 2.9%로 내놨다.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속도 조절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이 지지 발언을 내놨다. 연준 소식통으로 알려진 닉 티머라우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도 연준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상단을 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했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나 자이언트스텝을 주도했던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올해 FOMC 의결권이 없었고,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 비둘기파 성향을 가진 인사들이 대신 자리를 채웠다.

금리인상 주기가 막바지에 왔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1월 시장은 크게 반등했다.

40년 최악의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이미 7회 연속 금리인상이 있었다. 지난해 6월 28년 만에 자이언트스텝(0.75%p)을 시작해 11월까지 네 차례 반복했다.

12월 빅스텝(0.50%p)에 올해 2월 0.25%p까지 인상폭이 조정되면서 연내 금리 동결뿐 아니라 금리 인하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사진 = 1월 비트코인 시세 변동 그래프 / 출처 코인마켓캡

이 같은 정책 전환 기대에 시장은 1월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1월 한 달 다우 지수는 2.83%, S&P500 지수는 6.18%(2019년 이후 최대), 나스닥 지수는 12%(2001년 이후 최대)의 성적을 기록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한 달 동안 30% 이상 반등했다.

FOMC 이틀 전인 30일에는 경계성 매물이 나와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31일에는 막판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1.09%, S&P500 지수는 1.46%, 나스닥 지수는 1.67% 상승 마감했다.

◇ The Day : 표정 관리하는 ‘연준’, 미세 변화 읽는 ‘시장’

물가 안정과 긴축 종결을 확신한 시장은 연준 정책 결정 성명의 미세한 변화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준이 약간만 후퇴해도 시장은 이미 반등할 태세였기 때문에 2월 FOMC 성명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은 모두 매파적 기조를 유지했다.

2%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여러 차례 강조하고 '지속적인 인상(ongoing increases)', '향후 인상(future increases)', '두어 번의 추가 금리인상(a couple of more)' 등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장은 물가가 잡혔고 경기 침체 기미가 보인다는 점을 내세워 연준을 압박했지만 연준은 긴축 정책보다 장기적인 고물가가 가계와 기업, 시장에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더욱 장기적이고 전반적인 부문에서의 둔화 흐름을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실업률을 상승시키지 않고 물가상승이 둔화된 것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아직 초기 국면이며 갈 길이 멀다"고 선을 그었다.

공급망과 노동 공급 차질 완화에 상품 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근원 PCE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노동 시장의 영향을 받는 '주택 제외 서비스 부문 근원 물가'는 둔화세가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진=올해 첫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제롬 파월 의장 / 출처 야후파이낸스 영상 갈무리

통화 정책이 극적 효과를 내고 있으니 2% 목표 수준 도달은 금방이라고 보는 시장과 달리, 연준 의장은 2% 목표치까지 얼마나 걸릴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은 "2020년 말에 상품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줄 알았는데 2022년까지도 떨어지지 않았었다"면서 "지금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경기 사이클이 아니다. 팬데믹이 있었고 경제를 폐쇄했었다.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확실성을 갖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1970년대 섣부른 정책 전환에 물가가 되살아나 금리를 더 높게, 더 길게 유지해야 했던 통화 당국의 실패를 걱정하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고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면서 임무 완수를 확신할 때까지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FOMC 그 후 : 시장 "제롬 파월, 너 비둘기지?"

연준의 표정 관리에도 FOMC 이후에도 금리 인상 주기가 끝나간다는 기대감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비둘기파적(완화) 신호를 읽어내면서 금리인상이 끝날 것이라는 판단을 돌리지 않았다. 암호화폐와 주식 시장은 상승하고 달러와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2만3700달러, 1638달러로 2%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후 상승폭을 더 확대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02%, S&P500 지수는 1.05%, 나스닥 지수는 2.00% 상승 마감했다.

달러인덱스(DXY)는 0.9%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41%, 2년물 국채금리는 4.12%까지 내렸다. 관련 선물 시장은 연준 정책 전환을 전제로 한 내림세를 보이면서 연준이 제시한 것보다 이른 금리인하를 반영했다.

제롬 파월 의장이 '물가상승 완화(disinflation)'를 10회 이상 언급하고 시장의 기대감을 굳이 꺾지 않은 점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연준 의장은 시장이 정책 전환 기대감에 살아나는 것에 대해 당국과 시장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현상을 달리 볼 수 있다면서 "연준은 국민 이익을 위한 임무, 물가 안정과 물가상승률 2% 달성에 집중하겠다"고만 발언했다.

시장은 연준 의장이 이전보다 금리인상 계획에 대한 확신이 적어보였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연준 의장은 "최종금리가 얼마나 높아질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지만 다음 회의 때 그 반대의 데이터가 나오면 거기에 맞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5%에 이르기 전에 정책 판단을 뒤집는 것은 가능한 일이라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도 조기 금리인상 중단 전망이 힘을 얻었다.

밥 미셸 JP모건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성명은 매파적이었지만 기자회견은 비둘기적이었다"며 "모든 신호를 볼 때 마지막 금리 인상은 3월 0.25%p"라고 예측했다.

제임스 캐런 모건스탠리 거시전략 부문 총괄은 3월과 5월 두 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시장이 '두어 차례(a couple more)'라는 표현에 주목, 금리인상 중단이 가까워졌다는 의미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2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집계한 시장참가자 평가 및 금융시장 반응에 따르면 주요 금융권은 대부분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비둘기파적'이라고 인식하며 3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에 힘을 실었다.

ING는 "실질 정책금리가 근원 물가상승률보다 높아져 2019년 이후 처음 플러스(+) 전환됐고 경제는 모멘텀을 잃었다"며 "고용이 여전히 강하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월이 '두어 차례' 인상이 필요함을 시사했지만 3월 0.25%p 인상을 끝으로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TD)은 "연준 의장이 12월 점도표를 반복하지 않고 3월 FOMC에 전체적인 데이터를 고려하겠다고 한 점, 최근 금융여건 완화와 시장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반박하지 않고 시장이 물가상승률 둔화를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공감한 점, 주거비 제외 근원서비스 물가 둔화를 전망한 점"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했다.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연준은 성명에서 지속적인 금리인상 표현을 유지했지만 물가상승세가 다소 완화됐음을 인정하고 추가 인상 '정도(extent)'를 언급하며 0.25%p 인상이 기본값임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3월 0.25%p 인상이 이번 긴축 주기의 마지막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 중 완만한 경기 침체와 물가상승 둔화 등으로 0.50%p 인하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코메르츠방크는 "금융시장이 너무 완화적이라는 점에 대해 전처럼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3월과 5월 각각 0.25bp 금리인상할 것이며 중단 후 재개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FOMC 그 후 : 고용 시장에 쏠린 눈

올해 첫 FOMC를 마치고 연준과 시장은 다시 물가 지표와 경제 상황에 다시 눈을 돌렸다.

모든 지표는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시장은 고용 안정과 경기 연착륙을 바라는 동시에 연준이 통화 긴축을 더 강하게,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고용 시장은 연준이 물가 가늠자로 주목하는 부문이다. 실업률이 증가해 경기침체로 가면 안 되지만, 구인이 어려워 임금이 상승하면 제품 가격 상승이나 소비 지출 증가 등 물가 상승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까지 물가상승 둔화가 나오지 않은 ‘서비스’ 부문은 특히 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연준 의장도 이번 FOMC 기자회견에서 "여러 지표들을 살펴봤을 때 아직 노동시장이 굉장히 강력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임금 상승률도 둔화되고 있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는 아직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FOMC 정례회의 둘째 날과 이후 나온 강력한 고용 지표는 시장 랠리에 제동을 걸었다.

2월 1일 노동부가 발표한 졸트보고서(JOLTS,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채용공고는 5개월 만에 1100만건을 재돌파했다. 지난해 11월 1044만 건보다 56만건 정도 증가한 것으로, 2021년 7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구직자 1명에 1.9개의 일자리가 열려있어 여전히 수급이 맞지 않다.

사진=1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 그래프 / 출처 미 노동부·NYT

2월 3일 나온 1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51만8000개 증가했다. 전문가 전망치 18만5000개를 3배 웃돌았고 전월 26만개에서 두 배 늘었다. 실업률은 전월 3.5%에서 3.6%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3.4%로 더 낮아져 반 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4.4% 상승, 전월 대비 0.3% 오름세를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대기업의 대규모 감원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1월 미국 기업 감원 계획은 10만2943명으로, 전월 대비 136% 급증했다.

1월 감원은 전년 동월 대비 440% 증가했으며 2020년 9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구글(1만2000명), 마이크로소프트(1만명), 세일즈포스(7000명) 등이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 FOMC 그 후 : '연착륙' 가능성에도 불안한 시장

올해 경기침체를 가리키는 지표와 기업 실적 부진은 투자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지만 연준의 강력한 긴축 추진에도 부담이 된다. 경기침체에 빠지면 연준이 과잉 긴축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서다.

현재 미국 경제 성장과 연결된 소비지출이 줄었고 제조업도 위축 국면에 있다. 아직까지 기업 70%가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내긴 했지만 계속되는 긴축과 누적 효과가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애플 등 지난주 빅테크들은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연준 의장은 경기 연착륙 전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물가상승세가 완화되면 소비 심리가 더 나아질 것"이라며 최우선 과제는 물가상승 완화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주 정부 자금이 충분하고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에서 건설 관련 지출이 많아 경제 활동을 뒷받침할 것이라면서 올해 플러스 경제 성장률을 예상하기도 했다.

빠른 통화 긴축이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초과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든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의회가 부채한도를 상향해 해결할 문제"라면서 연준 임무에 영향이 없다고 일축했다.

미국은 실제로 지난해 1~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3분기(3.2%)부터 연속 플러스 기록을 남기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로 2.9% 성장하며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률을 나타냈다.

경기에 대한 회의론은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과 유럽 에너지 문제 해소로 연착륙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이 미칠 영향도 반반이다. 억눌렸던 소비 폭발이나 유가 상승을 촉진해 물가를 올릴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공급망 정상화로 물가를 낮춰 세계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크다. 러시아 에너지 공급 중단에 에너지 물가가 폭등했던 유럽은 예년보다 온화한 겨울 날씨에 물가 압력을 덜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리오프닝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의 길을 열었다"면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기록 대비 0.2%p 올린 2.9% 높여 잡았다.

중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이 에너지 수요를 높여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생산량 증가, 공급망 혼란 해소를 통해 세계 경제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데 더욱 무게를 뒀다.

아울러, 주요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라 올해는 전 세계 물가상승률이 완화될 것이라면서 지난해 8.8%에서 올해 6.6%, 내년 4.3%로 둔화를 예상했다.

지난해 6월 "물가상승률을 억제하려면 5년 동안 실업률이 5%를 넘어야 한다"고 했던 대표적인 비관론자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최근 "물가상승세가 둔화했지만 경제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아직 신중해야 하지만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조금 더 커졌다"고 말했다.

노벨 경제학 수상자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는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근본적인 물가상승세가 실제로 많이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아직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극심한 경제적 고통 없이 물가 안정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 전 세계 중앙은행도 '긴축' 미세 조정 중

통화 긴축에 한 목소리를 냈던 중앙은행들은 이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5%로 0.25%p 올리면서 "통화정책이 물가상승률을 되돌리기에 충분했는지 잠시 멈추고 평가할 것"이라면서 "경제 상황이 전망치에 부합하면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1월 물가상승률 8.5%를 기록한 유럽연합은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빅스텝(0.5%p금리인상)을 밟았으며, 근원 물가가 잡히지 않아 3월에도 동일한 인상폭을 유지할 방침이다.

하지만 실업률 증가, 높은 물가, 제조업 생산과 소비 위축 등 경기 전망이 악화하고 있어 강력한 추진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다. 4분기 경제성장률 예비치는 전기 대비 0.1% 상승해 역성장은 피했지만 낮은 세율로 다국적 기업을 끌어들인 아일랜드를 제하면 사실상 역성장한 것과 다름없어서다.

같은 날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도 기준금리 0.5%p 인상을 발표했지만 "물가상승 흐름이 전환점에 도달했으며 기준금리도 충분히 인상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전망할 만큼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 금리인상 중단이 예상되고 있다. 영란은행은 이번 성명에서 '추가 금리인상'이나 '강력한(forceful) 금리인상'이라는 표현도 삭제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동결과 추가 인상 기로에 서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3.5%로, 지난달 13일 0.25%p 인상했다. 금리를 더 올리면 경기 둔화와 주택 시장 침체가 걸리고, 금리를 동결하면 다시 반등한 물가와 한미 금리 격차가 문제가 된다.

국내 물가는 반등하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전월(5.0%) 대비 0.2%p 올랐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이 28.3% 증가해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게 컸다.

한미 금리 격차도 이미 1.25%로, 2000년 10월(1.5%p) 이후 최대폭으로 우려를 사고 있다. 연준이 최종 기준금리 상단을 5.25%까지 올리면 격차는 1.75%까지 벌어져 원화 가치 하락, 외화 유출, 소비자 물가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 금리 인상을 기계적으로 따라가기보다 국내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미국보다 금리인상을 먼저 종료하긴 어렵다"며 미국 통화 정책 흐름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최종금리를 3.50%, 나머지 3명은 3.75%로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은 이달 23일로 예정돼 있다.

사진=올해 5월 3일 FOMC 회의 금리인상 확률 / 출처 CME 페드워치

◇ D-44, 올해 두 번째 FOMC 마지막 금리인상 될까

3월 23일 올해 두 번째 FOMC 정례회의 전까지 44일이 남았다. 금리결정 뿐 아니라 추가 금리 향방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와 수정된 연준 경제전망요약(SEP)도 나올 예정이다. 3월 다시 한 번 베이비스텝을 밟으면 미국 기준금리는 4.75~5.0%가 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단일 지표가 아니라 충분히 누적된 근거를 원한다고 한 만큼 시장은 다음 FOMC 회의까지 나올 경제 지표와 물가 지표에 시장은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으로 1건의 고용 보고서와 2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가 남아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금리인상을 중단하기 위해 3개월 데이터를 볼 것인지, 6개월 데이터를 볼 것인지가 쟁점인데,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6개월분을 봐야 한다"고 발언한 만큼 올해 1분기 금융 상황은 특히 중요하다.

단기적으로는 7일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 이번 주 예정된 듀폰, 치폴레, 월트디즈니, 펩시코, 페이팔 등 기업 분기 실적이 시장 흐름을 결정할 전망이다.

시장은 올해 2019년 정책 전환의 역사가 재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2018년 연준은 9번 연속 금리의 인상와 대차대조표 축소(QT)를 병행하다가 2019년 1월 정책 완화 가능성 시사하고 같은 해 7월 금리 인하 및 QT 중단 결정을 내렸다.

기준금리 선물 시장을 반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6일 오전 9시 30분 현재 3월 0.25%p 인상 확률은 99.6%를 기록하고 있다. 5월 3일 FOMC 회희에서는 동결 확률이 33.4%, 0.25%P 인상 확률이 66.3%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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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계절
  • 2023.11.16 09:05:38
기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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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ng66
  • 2023.10.18 23:55:48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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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oyoyo
  • 2023.10.11 10:54:20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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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리나
  • 2023.09.02 18:49:2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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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rra3372
  • 2023.06.24 00:27:1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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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arB
  • 2023.06.23 20:16:2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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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혁이아빠
  • 2023.03.25 09:29:43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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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쟁이이다
  • 2023.03.21 19:01:42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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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공
  • 2023.03.17 14:45:5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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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혁이아빠
  • 2023.03.15 07:30:30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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