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자사 챗봇 ‘클로드(Claude)’ 사용자에게 주간 사용량 제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과도한 사용자들의 불공정한 활용을 이유로 들었지만, 개발자 커뮤니티와 유료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앤스로픽은 8월 28일부터 클로드 사용자에게 주간 이용 시간 제한을 적용할 계획이다. 대상은 전체 이용자의 5% 정도로 한정되며, 기존의 하루 5시간 제한과 병행해 적용된다. 제한은 특히 ‘클로드 코드(Claude Code)’ 기능에서 발생한 과도한 연산 자원 사용과 계정 공유, 접근권 재판매와 같은 정책 위반 사례들의 영향을 받아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능은 코드 생성 및 개발자용 AI 도우미로 출시 이후 폭발적인 수요를 끌어모은 바 있다.
앤스로픽은 사용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일부 고급 사용자가 클로드를 하루 24시간씩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실행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이로 인해 전체 시스템 성능이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간 사용 제한은 공정한 자원 분배와 안정적인 서비스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제한 시간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클로드 맥스 20x 요금제 사용자는 일주일 기준 ‘소네트 4(Sonnet 4)’ 모델 240~480시간, ‘오푸스 4(Opus 4)’ 모델 24~40시간 정도의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클로드 코드를 동시에 여러 개 실행하거나 오푸스 모델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제한 도달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 사용량 상한에 도달한 사용자는 표준 API 요금으로 추가 사용권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자들과 유료 사용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많은 이들이 소수의 과잉 사용자 탓에 전체 고객이 피해를 입는 셈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앤스로픽이 성능 문제 해결을 비용 절감 전략으로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개발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업이 자금난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것이며, 특정 집단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사용자는 앤스로픽의 결정이 오히려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과도한 자원 사용자를 제한함으로써 일반 사용자들의 서비스 품질이 향상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호적 반응은 소수에 그쳤다.
사실 AI 서비스 제공자가 사용량 제한 정책을 도입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특히 오픈AI(OpenAI)나 앤스로픽처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안정적 서비스 운영이라는 현실적 과제에 부딪히고 있다. 사용량 제한은 고비용 연산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방법 중 하나다. 다만, 구글(GOOGL)처럼 일부 모델에 한해 제한을 점차 없애는 플랫폼도 있는 만큼, 사용자의 이용 패턴에 따라 선택지가 점점 다각화되고 있다.
앤스로픽은 최근 금융 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클로드 엔터프라이즈’ 전용 버전을 출시했고, 클로드를 노코드 플랫폼으로 확장해 개발자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공격적인 사업 확장의 뒷면에는 어쩔 수 없는 인프라 개선과 비용 통제의 압박이 존재하고 있다.
결국 앤스로픽이 클로드의 장기적 신뢰도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이용자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이용자와의 소통 방식과 정책 투명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