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공지능(AI) 산업에서 한국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엔비디아가 함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글로벌 반도체 및 AI 산업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앞으로 AI 생태계 전반에 큰 파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양측의 만남은 경주 화백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으며,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이 브리핑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대화를 통해 “한국이 AI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말했고, 젠슨 황 CEO 역시 “AI의 미래를 한국과 함께 만들어가게 되어 기쁘다”고 화답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 주도권 경쟁이 가열되는 현재 시점에서 실질적 산업 협력의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신산업의 반도체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힌 기업이다. 한국 내 반도체와 AI 생태계 모두 엔비디아와의 협력 유무에 따라 기술 확보 및 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고성능 연산용 칩이나 AI 서버를 구축할 때 엔비디아 제품을 다수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한편, APEC 정상회의 개막에 맞춰 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취임 후 처음으로 대면했다. 두 정상은 행사장 입구에서 짧은 인사를 나눴고, 이 대통령은 대표적인 경주 특산물인 ‘황남빵’을 전하며 한국의 환영 의사를 표현했다. 이는 외교적 의전의 일환임과 동시에, 최근 복잡해진 한중 관계에 실용적 접근을 시도하려는 의사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날 경주에서 폐막한 APEC CEO 서밋에는 세계 각국 정상과 함께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글로벌 AI 기업인 엔비디아의 수장과 한국 대통령이 논의한 내용은, 당장 투자나 기술 이전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양국 간 기술 협력 관계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AI 스타트업, 반도체 기업, 연구기관이 엔비디아와 더욱 긴밀히 연계되는 방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