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 C3.ai(AI)의 주가가 실적 부진 여파로 시간 외 거래에서 10% 넘게 하락했다.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데다, 향후 실적 전망까지 암울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다.
C3.ai가 발표한 회계연도 2026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희석주당순손실은 37센트로, 월가 평균 예상치였던 21센트 손실을 훨씬 웃돌았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7,030만 달러(약 1,013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인 9,410만 달러(약 1,354억 원)에 한참 못 미쳤다. 이런 실적 악화로 인해 순손실은 전년 동기 6,280만 달러에서 1억 1,680만 달러(약 1,680억 원)로 크게 확대됐다.
실적 발표와 동시에 회사는 창립자인 토머스 시벨(Thomas Siebel) CEO가 건강 문제로 물러나고,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총무청(GSA)에서 관리 책임자로 재직했던 스티븐 에히키언(Stephen Ehikian)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두 개의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한 이력이 있으며, 두 회사 모두 세일즈포스(CRM)에 인수된 바 있다. 공공 부문에서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주도한 경력도 보유해 정부 조달 시장에서의 공략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에히키언 CEO는 공식 성명에서 "C3.ai는 기업용 AI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한 핵심 기업"이라며, "더 넓은 기업 AI 시장에서 확실한 기회를 포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AI 기반 업무 자동화 및 운영 최적화 솔루션을 직접 제시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과 구조조정 여파는 여전히 뼈아프다. 시벨 전 CEO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분기 실적은 명백히 용납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분명한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건강 악화와 글로벌 영업·서비스 조직 개편, 그리고 새 영업 책임자 선임 후 내부 혼선이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기술 리서치사 발루어(Valoir)의 애널리스트 레베카 웻터먼은 "C3.ai는 기존 영업 방식에서 회복 속도가 여전히 느리며, 투자자들은 단순한 매출 성장보다 수익성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당분간은 밝지 않다. C3.ai는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7,200만~8,000만 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여전히 월가 예상치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다만 시벨 전 CEO와 에히키언 신임 CEO 모두 장기적인 기대감은 유지하고 있다. 시벨 전 CEO는 C3.ai의 기술력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바탕으로 향후 회복 가능성을 강조하며, 앞으로는 전략 자문과 고객 유치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웻터먼 애널리스트 역시 "정부와 민간 영역에서 셀프 서비스형 AI와 에이전트 기반 접근은 여전히 성장 여력이 높다"며 에히키언 CEO 체제에서 공공시장 내 신뢰 회복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C3.ai는 최근 생성형 AI 플랫폼 'C3 제너러티브 AI'를 출시하며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주요 기업의 수요 예측, 재고 관리, 재무 분석 등에서 빠르게 도입이 확산되는 만큼, 향후 수익화 전환 속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