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훈련 데이터를 공급하는 스타트업 머커(Mercor)가 새로운 투자 유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투자자가 머커에 1억 달러(약 1,440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제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평가액도 수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머커는 현재 오픈AI, 엔비디아(NVDA) 등 주요 기술 기업에 AI 모델 학습용 데이터셋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30만 명이 넘는 전문 프리랜서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도구도 함께 제공한다. 고객이 특정 데이터를 요청하면, 머커는 오픈소스 활동, 연구 인용 수, 경력 이력 등 다양한 기준을 기반으로 적합한 전문가를 매칭해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번 논의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머커의 지난해 2월 기업가치가 20억 달러였다는 점이다. 불과 6개월여 만에 평가액이 5배 이상 상승한 배경에는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머커의 연간 반복 매출이 3월 기준 1억 달러에서 최근 4억 5,000만 달러 이상으로 뛰었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고객이 훈련 데이터 구매를 위해 지불하는 총액을 기준으로 한다.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머커는 매출 중 상당수를 데이터 작성에 참여한 전문가에게 지급하며, 이를 통해 플랫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이익을 수수료 형태로 얻으며, 정률제 요금을 도입하고 있다.
머커의 성장 배경에는 경쟁사 스케일AI(Scale AI)와의 주도권 경쟁도 있다. 지난 6월, 메타(META)는 스케일AI 지분 49%를 143억 달러(약 20조 5,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 일각에서는 일부 고객들이 스케일AI와의 협업을 중단하고 머커로 전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경쟁사 서지AI(Surge AI) 역시 기업가치 150억 달러를 목표로 10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며, 전년 매출이 10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이 시장의 경쟁 강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머커는 플랫폼 차별화를 위해 자동화 기능을 개발 중이다. 최근 채용 공고를 통해 회사가 강화학습 기반 리크루팅 시스템과 AI 채용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만큼,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학습 데이터 시장에서 머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