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을 ‘AI 네이티브’로 전환시키겠다는 비전을 내건 스타트업 디스틸 AI가 시리즈B 라운드에서 1억 7,500만 달러(약 2,52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8억 달러(약 2조 5,900억 원)를 달성했다. 이는 불과 1년 전보다 9배 이상 상승한 수치로, 인공지능 시장 내 빠른 확장성과 기술력에 대한 높은 기대를 반영한 결과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코슬라 벤처스와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가 공동 주도했으며, 코튜, 델 테크놀로지스 캐피털, DST 글로벌 등도 참여했다. 디스틸 AI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창업 2년 차에 돌입한 현재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시리즈A 라운드에서 디스틸이 받았던 기업가치가 2억 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도 채 되지 않아 기업가치가 9배나 뛴 셈이다.
디스틸 AI는 헬스케어, 제조, 통신, 금융, 보험 등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기업 내부 시스템을 AI 기반으로 재정비하는 데 주력해왔다. CEO 아준 프라카시(Arjun Prakash)는 “AI 시대에 경쟁 우위를 가진 기업은 단순히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방식 전반을 재설계하는 것”이라며, “모델 개발에서 나아가 기업 내부에 AI를 전면적으로 적용한 조직이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스틸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2024년 매출이 5배 증가했으며 2025년에도 8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창립 이후 지금까지 1억 2,000만 명 이상에게 자사 기술을 제공해온 점도 주목된다. 이처럼 기업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에는 팔란티어(Palantir)에서 경험을 쌓은 공동 창업자 아준 프라카시와 데릭 호(Derek Ho)의 기술적 전문성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디스틸 AI의 급격한 성장세는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한 기업용 솔루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장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특히, 단순한 챗봇·자동화 기능을 넘어, 조직 전체 프로세스를 AI 기반으로 재구성하려는 요구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디스틸 AI는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