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주정부 건강보험 마켓플레이스인 커버드 캘리포니아가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가입·자격 확인 시간을 ‘최대 72시간’에서 ‘5초 이내’로 줄였다. 공공 서비스 현장에서 AI가 단순 자동화를 넘어 실제 민원 처리 속도와 이용자 경험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실파 아쿠누리(Shilpa Akunuri) 커버드 캘리포니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행사에서 “자격 및 가입 확인 플랫폼의 ‘마찰’을 없애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며 “딜로이트와 구글 협업으로 구글 도큐먼트 AI를 도입한 뒤, 소비자가 올바른 서류를 제출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거의 실시간 수준으로 단축됐다”고 밝혔다.
커버드 캘리포니아는 1600만명 이상 주민이 등록한 미국 최대 규모의 주정부 기반 건강보험 거래소다. 이 기관은 매달 5만건이 넘는 문서를 80종 이상의 유형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주민 3명 중 1명이 관련 등록·자격 확인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대규모 행정 업무를 기존 수작업 중심 체계로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뚜렷했다.
도입 성과도 수치로 확인됐다. 커버드 캘리포니아에 따르면 현재 문서 처리 자동화율은 54% 수준으로, 연간 약 2만4000시간의 서비스센터 운영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인 만큼 직원들은 보다 복잡한 상담과 고부가가치 고객 지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아쿠누리는 “직원들이 월요일 아침마다 대량의 서류를 수작업으로 처리하겠다고 출근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순 노동 시간을 아끼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고객 지원과 운영 효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는 딜로이트와 구글이 함께 구축한 ‘반복 가능한’ 공공부문 AI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비샬 프라부(Vishal Prabhu) 딜로이트 매니징디렉터는 해당 접근법이 메릴랜드주의 육아보조금 프로그램, 네바다주의 근무표 검증 업무 등 다른 정부 서비스로도 확장됐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착수부터 실제 운영까지 걸리는 기간 역시 수개월에서 수주 단위로 단축됐다고 전했다.
프라부는 “AI를 시스템에 내장하면 단지 속도만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고객 여정이 더 ‘공감형’으로 바뀐다”며 “기술이 무거운 업무를 맡고, 사람은 사람을 위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AI가 공공부문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복잡한 행정 서류 처리와 자격 검증처럼 오류를 줄이고 속도를 높여야 하는 분야에서 AI 도입 효과가 뚜렷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향후 공공의료, 복지, 행정 전반으로 이런 ‘에이전틱 AI’ 기반 업무 혁신이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