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전통 금융 편입 가속…이더리움·JP모건·비자·쇼피파이가 '4대 승자'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주요 전환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이 분야의 ‘승자’로 주목한 네 개 부문이 공개됐다.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의 틀 안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미 의회에 상정될 예정인 ‘GENIUS 법안’이 이러한 흐름에 속도를 더할 것이란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는 먼저 이더리움(ETH)의 핵심 인프라 역량에 주목했다.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이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되고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더리움은 디지털 달러 시대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 전체 유통 중인 스테이블코인의 절반 이상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된 데다, 스트라이프(Stripe) 등 주요 결제 업체도 이더리움 결제 시스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전통 은행들도 암호화폐 경쟁에 본격 가세하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6월, 코인베이스와 함께 개발한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에서 운용되는 디지털 예금 토큰 ‘JPMD’를 선보였다. 동시에 BNY멜론은 새로운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 보관을 XRP 발행사 리플(XRP)과 협업해 수행하는 등, 기존 금융업계가 선도적으로 암호화폐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제 분야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선제적 움직임을 보여왔다. 비자는 지난 2020년 USDC를 활용한 첫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처리한 데 이어, 현재는 서클(Circle)과 협력해 가맹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구현 중이다. 마스터카드는 이를 상업용 결제망에 연결하고 있으며, 페이팔은 2023년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출시해 직접 경쟁에 나섰다. 이러한 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기술 및 규제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커머스 분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쇼피파이(Shopify)는 서클과 함께 USDC 결제 시스템을 채택해 전 세계 소비자가 암호화폐로 각국 판매자에게 결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러한 국경 간 결제 서비스가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강력한 실사용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북미 은행 리서치 총괄 이브라힘 푸나왈라(Ebrahim Poonawala)는 “완전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갖추는 데는 앞으로 3~5년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미 규제 환경이 정비되고 주요 금융기관이 대거 뛰어드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그보다 훨씬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자산과 전통 금융을 접목하는 가장 강력한 고리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 규제가 정비되는 시점에서 앞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 대형 은행, 글로벌 결제사,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 시장을 선점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025년은 스테이블코인이 실사용 중심의 팽창기로 접어드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