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동안 비트코인(BTC)을 재무자산으로 편입한 상장사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의 금고 운용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채택하는 사례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K33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 1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BTC를 보유한 상장사 수가 70곳에서 134곳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집계한 비트코인 보유 규모는 총 24만 4,991 BTC로, 현재 시세 기준 약 1조 3,671억 원(1BTC ≈ 90,000달러, 1달러 = 1,390원)에 달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과거 기업들이 금을 자산으로 채택하던 흐름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위스 기반 AMINA 뱅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이크 포이(Mike Foy)는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접근이 어려웠던 기초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금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포이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 가능할지는 시장 환경과 정책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일시적인 유행인지, 장기적인 전략인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며, “다만 이제 막 이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엔 ‘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선도자 이점)’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특히 기관 대상 암호화폐 상품 접근성이 제한된 국가의 기업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수익성뿐 아니라 자산 다변화와 전략적 포지셔닝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BTC의 제도권 채택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는 전통 금융 내 비트코인의 위상이 실제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