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생태계를 잇는 스마트 계약 기반의 새로운 환매 솔루션을 공개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23일, 자사 스테이블코인 RLUSD를 활용한 자산 교환 기능을 블랙록($BLK)과 반에크(VanEck)의 토큰화 펀드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솔루션은 디지털 자산 인프라 플랫폼 시큐어리타이즈(Securitize)와의 협력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이를 통해 기관 투자자들은 24시간 365일 언제든지 RLUSD로 자산을 교환할 수 있다.
이번 발표에서 갈링하우스는 블랙록의 BUIDL과 반에크의 VBILL 펀드 보유자들이 RLUSD 또는 이더리움(ETH)으로 실시간 환매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곧 리플이 운영하는 XRP 레저 기반의 RLUSD 환매 기능도 도입될 예정이라 밝혔다. 그간 토큰화된 단기 국채 펀드에 대한 유동성 확보 문제는 제도권과 디파이(DeFi) 사이의 간극을 보여줬는데, 이번 통합을 통해 규제 친화적인 방식으로 실시간 유동성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주석 맥도날드(Jack McDonald) 리플 스테이블코인 부문 수석부사장은 “RLUSD를 기관용 스테이블코인으로 확장해 나가는 데 있어, 기존 금융 상품과의 호환은 자연스럽고 반드시 필요한 진화 단계”라며 “규제 명확성과 실사용성에 기반한 RLUSD의 위치를 강화하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RLUSD는 리플이 올해 초 도입한 미국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으로, 은행 및 금융기구를 위한 엔터프라이즈급 솔루션으로 설계됐다.
BUIDL과 VBILL은 각각 블랙록과 반에크가 발행하는 토큰화 단기 국채 펀드로, 공공 블록체인에서 운영되며 채권 금리에 연동된 수익을 제공한다. 이번 통합으로 두 펀드의 보유자들은 RLUSD와 교환함으로써 자산 노출은 유지하되, 디파이 전략과 온체인 수익 전략에 보다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RLUSD를 활용한 환매 기능은 현재 BUIDL에서 먼저 구현됐으며, VBILL은 향후 며칠 내 지원이 개시될 예정이다. 시큐어리타이즈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카를로스 도밍고(Carlos Domingo)는 "리플과의 협력은 토큰화 자산의 유동성 자동화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만든 것"이라며, 기관 투자 제품에 실시간 결제와 프로그래머블 유동성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리플은 오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통합 전략 및 기관 스테이블코인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RLUSD의 기반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번 협력은 블랙록 및 반에크처럼 대형 전통 금융사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핵심 행보로 평가된다. RLUSD는 향후 XRP 레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인 간 상호 운용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채택 확대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