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증권과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에 통합하는 기술을 개발해온 미국 블록체인 인프라 전문 기업 티제로 그룹(tZero Group)이 2026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최근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에 걸쳐 상장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티제로도 미국 자본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티제로는 2014년에 설립된 이후, 미국 증권법에 기반해 비상장 기업의 자금 조달과 블록체인 기반 증권 유통을 지원해왔다. 특히 토큰화 기술을 활용한 자산 거래의 디지털 전환에 집중해온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IPO 추진 계획은 회사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6월 3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앨런 코네브스키(Alan Konevsky)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몇몇 투자은행들과 상장 주관사 선정을 놓고 논의 중이나, 아직 지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 규모는 약 50여 명 수준이며 아직 수익을 내진 못했지만, 상장 이전 추가 자금 조달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토큰화(tokenization)란 실물 자산—법정화폐, 주식, 부동산 등—을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해, 24시간 온라인 거래가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티제로는 이번 상장이 토큰화 기술의 금융시장 혁신 가능성을 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코네브스키에 따르면 지금까지 티제로가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2억 달러(약 2,780억 원) 규모에 달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운영사인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도 주요 투자자 중 하나다.
최근 미국 크립토 업계 전반에서는 IPO 붐이 조성되는 분위기다. 지난 7월 통과된 GENIUS 법안과 황금기를 맞이한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크립토 정책 기조가 상장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은 6월 NYSE에서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4,595억 원) 규모에 달하는 대형 IPO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상장 첫날 주가가 167% 급등하는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여기에 코인데스크 모회사이자 암호화폐 거래소인 불리시(Bullish)는 지난 8월 NYSE에 입성했고, 윙클보스 형제가 이끄는 제미니(Gemini)도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티제로의 상장은 미국 자본시장에서 토큰화 자산 산업의 제도권 진입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IPO가 블록체인 기반 증권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