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World)가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와 협력해 AI 에이전트 시대를 위한 개발자 툴킷 ‘에이전트키트(AgentKit)’를 공개했다.
에이전트키트는 월드 ID를 AI 에이전트에 연결해, 해당 에이전트가 실제 고유한 인간에 기반하고 있음을 개인정보 공개 없이 익명으로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AI 에이전트는 단순 자동화 트래픽을 넘어 ‘신뢰 가능한 경제 주체’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AI 에이전트 확산… 그러나 ‘뒤에 누가 있는가’는 여전히 불명확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에이전트 기반 커머스 시장이 2030년까지 3조~5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베인(Bain)은 같은 기간 AI 에이전트가 미국 이커머스의 최대 25%를 차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대부분의 웹사이트는 자동화 트래픽을 구분하지 못해 일괄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과거 스팸, 데이터 수집, 공격 등을 목적으로 한 악성 봇 환경에서는 효과적이었지만, 실제 사용자를 대신하는 생산적인 AI 에이전트까지 동일하게 차단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에이전트키트는 코인베이스(Coinbase)와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가 개발한 x402 프로토콜과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x402는 에이전트가 서비스에 접근할 때 소액 결제를 통해 접근을 제어하는 구조를 제공하며, 에이전트 기반 인터넷 결제 인프라의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인프라다.
다만 결제만으로는 “누가” 그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못한다. 하나의 사용자가 수백 개의 에이전트를 운영하며 각각 결제를 수행할 경우, 플랫폼은 이를 서로 다른 사용자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키트는 이 지점에서 ‘고유한 인간 증명(Proof of Unique Human)’을 결합한다.
검증된 월드 ID 보유자는 자신의 ID를 하나 이상의 에이전트에 연결할 수 있으며, 각 에이전트는 서비스 접근 시 해당 활동이 “서로 다른 인간이 아닌, 특정한 하나의 고유한 인간에 기반하고 있음”을 암호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 즉, 결제가 ‘어떻게(How)’를 설명한다면, 인간 증명은 ‘누가(Who)’를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플랫폼은 에이전트 수가 아닌 실제 참여하는 인간 수를 기준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예약·티켓팅·무료 체험 등 다양한 실생활에서 적용
에이전트키트는 단순한 봇 차단을 넘어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은 실제 인간 기반 에이전트만 예약을 허용함으로써 다수의 에이전트를 활용한 예약 선점 및 재판매 문제를 구조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티켓팅 서비스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특정 개인이 수십 개의 에이전트를 활용해 티켓을 확보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1인 기준 접근”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콘텐츠 추천 및 뉴스 큐레이션에서는 실제 인간 기반 신호만 반영해 여론 조작을 방지할 수 있으며, 무료 체험 서비스에서는 ‘1인당 이용 횟수 제한’을 보다 정확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비용 기반 제어가 아닌 ‘인간 기반 제어’라는 새로운 운영 방식을 제시한다.
AI 시대, 인간 기반 신뢰 인프라 필요
월드는 현재 전 세계 160개 이상의 국가에서 약 1,800만 명 이상의 인증 사용자를 확보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유한 인간 네트워크(Real human network)’를 구축하고 있다. 에이전트키트는 이 네트워크를 AI 에이전트 레이어로 확장하는 첫 번째 시도다.
에이전트키트는 현재 월드 ID를 보유하고 에이전트를 개발 중인 개발자를 대상으로 베타 형태로 제공되며, 향후 차세대 프로토콜과 함께 기능을 고도화한 정식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박상욱 툴스포휴머니티 한국 지사장은 “AI 에이전트가 디지털 경제의 주요 행위자로 자리 잡는 환경에서, 그 뒤에 고유한 인간이 존재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신뢰 인프라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에이전트키트는 결제 중심 구조를 넘어 ‘인간 증명 기반 신뢰’를 결합한 새로운 인터넷 인프라로, 에이전트 중심 경제가 확장되는 데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