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보유와 정책 개입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하원 민주당이 암호화폐 규제 청문회를 전면 보이콧하며 의회 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미국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농업위원회가 공동 개최한 암호화폐 규제 청문회를 전면 불참하며 회의가 사실상 무산되었다. 청문회는 ‘미국 혁신과 디지털 자산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었으며, 전 CFTC 위원장 로스틴 베넘(Rostin Behnam)과 코인베이스(Coinbase) 부사장 그렉 투사(Greg Tusar) 등이 증인으로 참석할 계획이었다. 민주당 측은 청문회 당일 별도의 비공식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으며,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부패와 암호화폐 보유는 심각한 이해충돌”이라며 보이콧 사유를 명확히 밝혔다.
공화당 측은 이에 반발하며 “역사적으로 초당적 논의가 이루어졌던 분야에 정쟁이 끼어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청문회 진행을 맡은 프렌치 힐(French Hill) 위원장은 워터스 의원의 행동이 협력적 분위기를 해쳤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된 스테이블코인 규제안 ‘GENIUS 법안’은 연방 차원의 감독 체계를 마련하고자 설계된 초당적 입법안으로, 100% 준비금 요건, 연간 감사, 외국 발행 제한 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민주당 일부 상원의원들이 외국 발행사 규제와 자금세탁 방지 요건 부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내며 당내 이견도 드러난 상태다.
논란의 핵심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 참여가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직전 직접 밈코인을 출시하고, 자신이 후원한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으며, 최근에는 슈퍼팩 'MAGA Inc.'를 위한 고액 암호화폐 정치 후원 만찬을 열기도 했다. 이 행사에서 식사 1인당 후원 금액은 150만 달러부터 시작해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고가의 정치 자금 행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 민주당은 이러한 행보를 정치적 부패로 규정하고 있으며, 트럼프가 규제 기관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새로운 규제안인 FIT 21을 바탕으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며, 이번 논쟁이 제도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