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규제 법안을 본격 논의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채택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상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미국 스테이블코인 국가 혁신 가이드 및 구축법(GENIUS Act)'에 대한 절차 투표를 실시해 66대 32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8일 주요 민주당 인사들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데 이어, 불과 12일 만에 이루어진 진전으로 가시적 입법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법안은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담보 요건을 명확히 하고, 자금세탁방지(AML) 법률 준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 암호화폐 분야의 모호한 규제 환경을 탈피하고, 제도권 금융과의 연계를 촉진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업계는 이번 법안이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제도적 ‘인정’을 부여하는 중요한 전기라고 평가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투자사 DWF랩스와 폴콘파이낸스의 총괄 파트너 안드레이 그라체프는 “이번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동시에 정당한 금융 수단으로서 공식화하는 것”이라며 “명확한 규정은 신뢰로 이어지고, 그것이야말로 기관들이 기다려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암호화폐 내 실험적 도구가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더 빠르고 간편하며 투명한 ‘진화된 화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기존 법정화폐를 대체할 유력한 지급수단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이 주류에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입법 절차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 기조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제도 정비 의지를 피력해 왔으며, 해당 법안 역시 친암호화폐 진영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꼽혀왔다.
암호화폐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예고하는 이 법안은 향후 상원 본회의 토론을 거쳐 최종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이 미 금융 체계 내 제도권 진입 초읽기에 들어섰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