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고등법원이 와지릭스의 2억 3,000만 달러(약 3,197억 원) 규모 채권자 변제 계획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인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의 재건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라자루스 그룹의 해킹으로 2억 3,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와지릭스는 올해 1월 법원으로부터 초기 승인을 받아 2025년 4월부터 채권자 변제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거래소는 분산형거래소(DEX) 출시와 리커버리 토큰 발행, 유동성 지원을 위한 토큰 바이백 등을 포함한 회생 계획을 제시했으나 이번 법원 결정으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와지릭스는 변제 계획 승인 거부 후 파나마로 본사를 이전하고 젠수이(Zensui Corporation)라는 새로운 법인으로 재출범을 시도하고 있다. 이메일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공개된 법률 문서에 따르면, 모회사 제타이(Zettai)는 파나마에 자회사를 설립해 새로운 관할권에서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회사법 301조에 따른 청산 절차가 진행될 수 있어 자산이 헐값에 매각될 위험이 있다. 이 경우 피해 사용자들의 보상액이 대폭 줄어들 수 있다. 와지릭스는 채권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법적 절차를 준수하면서 "최대한 빨리" 배당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때 인도 암호화폐 거래의 선두주자였던 와지릭스는 부실한 소통과 자산 회수 실패, SNS 활동 중단 등으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이번 법원 결정은 거래소의 미래와 회생 가능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