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절차에서 ‘선제출 우선 심사 원칙(first-to-file)’을 재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에크(VanEck), 21셰어스(21Shares), 캐너리 캐피털(Canary Capital) 등 ETF 발행사들은 최근 공동 서한을 통해 SEC의 심사 방식이 경쟁을 저해하고 금융 혁신을 저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기존 금융상품 승인 시 적용되던 ‘접수 순서대로 심사’ 원칙이 최근 암호화폐 ETF 승인 과정에서는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BTC) ETF와 이더리움(ETH) ETF의 승인 절차에서 특정 기업에 대한 ‘우선 승인’ 관행이 나타났으며, 이는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한은 “선도적 금융상품 개발에 대한 인센티브 상실은 투자자 선택권과 시장 효율성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SEC의 핵심 목표인 투자자 보호·공정하고 질서 있는 시장 조성·자본 형성 지원이라는 사명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이 앞으로도 금융 혁신을 주도하려면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을 촉진하는 명확하고 일관된 규제 체계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요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친암호화폐 행보를 확대하면서 암호화폐 ETF 시장에 대한 규제 변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 혁신에 대한 미국의 주도권 회복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현 바이든 정부의 규제 기조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이번 서한은 현재 SEC가 7월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제출된 것으로, 향후 승인 결정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크다. ETF 업계는 일관된 규제가 시장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라며 SEC의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심사 절차 확립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