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이 최근 일주일 동안 약 3억 달러(약 4,170억 원)의 투자 유입을 기록하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보였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이번 주에만 7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가며 올해 누적 유입액이 17억 달러(약 2조 3,630억 원)를 돌파했다. 반면 비트코인(BTC)과 XRP는 같은 기간 각각 5,600만 달러(약 778억 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주목할 점은 단순한 투자금 유입을 넘어서 이더리움의 기술적 발전과 실사용 생태계 확대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테이블코인, 실물 자산의 토큰화, 새로운 결제 인프라 등 블록체인 기술이 실제 적용되는 분야 상당수가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구축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투자자들이 단기 가격보다 장기 구조 가치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미국 내 이더리움 ETF는 15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가며 최근 3주 동안에만 약 8억 달러(약 1조 1,120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반면 비트코인 ETF는 같은 기간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이상이 빠져나가며 대비를 더욱 분명히 했다. 이러한 투자 흐름은 이더리움이 더 이상 비트코인의 '2인자'가 아님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내부에서는 최근 3억 2,000만 달러(약 4,448억 원)에 달하는 대형 이더리움 매수가 있었으며, 이 중 일부는 이미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을 통해 예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을 일시적인 매매 수단이 아닌 장기 보유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기술 기반과 실제 채택 가능성, 제도권 금융과의 연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더리움은 단기 가격 등락과 무관하게 명확한 시장 주도 위치를 형성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다음 내러티브'를 찾고 있다면, 그 중심은 더 이상 비트코인이나 XRP가 아닌 이더리움일 수 있다는 경고음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