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한 비트코인(BTC) 사용자가 트랜잭션 수수료를 인상해 전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수수료 교체 전송(Replace-by-Fee, RBF)’ 기능을 활용했다가 0.75 BTC, 약 10만 4,250달러(약 1억 4,492만 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실수로 지불하는 일이 벌어졌다. 단순 수수료 인상을 넘어선 이 해프닝은 암호화폐 관련 지식 부족이 부른 대표적 사고로 꼽힌다.
해당 사용자는 최초로 0.48 BTC(약 6만 7,240달러, 약 9,344만 원)를 전송하려 했으나 트랜잭션이 멤풀(대기 중인 트랜잭션 풀)에 갇히면서 RBF 기능을 사용해 수수료를 더 높은 버전으로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재전송을 시도했다. 하지만 수수료 단위를 착각한 것이 문제였다. 바이트당 단위로 계산되는 '사토시(vB당 수수료)'를 전체 사토시 수로 착각해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수수료로 설정한 것이다.
이와 같은 실수는 복잡한 수수료 설정이 초래한 인재(人災)다. 비트코인 트랜잭션 수수료는 ‘sat/vB(사토시 per virtual byte)’라는 단위로 책정되는데, 이 사용자는 단위를 인지하지 못한 채 전체 사토시 값을 입력하면서 과도한 수수료를 지불하는 비극을 초래했다.
한편, RBF는 기존 트랜잭션을 취소하고 더 높은 수수료 버전으로 덮어쓰는 방식이고, CPFP(자식-부모 수수료 지불)는 기존 트랜잭션의 자식 트랜잭션을 통해 수수료를 보강하는 방식으로, 목적과 사용 방식이 명확히 다르다. 이처럼 수수료 전달 메커니즘은 서로 다른 원리로 작동하기에 사용 시 분별력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언을 내놓는다. 먼저, **검증된 지갑을 사용할 것**. 이어, 수수료 단위를 두 번 확인하고, 가능하면 **지갑이 제공하는 자동 수수료 설정 기능을 따를 것**. 무엇보다 전송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반드시 최종 전송 내역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통해 확인된 것은, 암호화폐 사용에서 기술적 기능을 잘못 이해할 경우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억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의 파편화가 심한 만큼, 사용자는 평소 정확한 지식을 확보하고 최신 트렌드를 숙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