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딥페이크 기술이 암호화폐 업계를 위협하는 현실이 드러났다. 바이낸스 전 CEO인 창펑 자오(CZ)는 최근 일부 암호화폐 인플루언서를 겨냥한 정교한 해킹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영상 통화마저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일본의 유명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마이 후지모토의 X(옛 트위터) 계정 해킹 사건이다. 그녀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의 권유로 줌(Zoom) 미팅에 참여했다가, 딥페이크로 위조된 영상에 속아 악성 링크를 클릭한 뒤 계정을 탈취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미팅은 실제 지인의 텔레그램 계정이 이미 해킹된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며, 그 과정에서 메타마스크와 텔레그램 계정까지 침해당해 그녀의 암호화폐 자산들까지 위험에 노출됐다.
이같은 수법은 북한과 연계된 해커 조직 블루노로프(BlueNoroff)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이들은 암호화폐 재단 직원을 수주일 동안 영상 통화로 속이면서, 마이크 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악성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키로거와 화면 캡처 도구, 암호화폐 탈취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CZ는 X를 통해 “AI가 이미 딥페이크 해킹에 사용되고 있으며, 조만간 영상 통화조차 검증 수단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지인에게서 받은 소프트웨어 설치 제안도 100%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공식 링크를 통한 소프트웨어 설치는 절대로 금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친구처럼 보이지만, 이미 그들도 해킹당한 상태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산업 종사자들은 대부분 원격 환경에서 일하기에 이러한 공격의 타깃이 되기 쉽다. 기술의 진보로 딥페이크 영상은 기존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사람을 속이기에 충분한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영상 통화만으로는 상대방의 신원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2단계 인증 및 오프라인 검증 절차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점점 정교해지는 AI 기반 공격 앞에서, 이제 안전한 디지털 자산 보호의 첫걸음은 **의심하기**와 **검증하기**다. 업계 관계자와 개인 투자자 모두 ‘링크 하나, 통화 하나’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