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현지시간 15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현물 거래 서비스를 자사 영국 지점을 통해 공식 출시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은행 최초로 기업과 기관 투자자에게 실물 인도형 암호화폐 현물 트레이딩을 제공하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금융업계의 디지털 자산 도입 흐름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CEO인 빌 윈터스(Bill Winters)는 성명을 통해 이번 출범의 의미를 강조하며 “디지털 자산은 금융산업 전반의 혁신과 포용, 성장을 촉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만큼, 우리는 디지털 자산 리스크를 규제 안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관리·거래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번 서비스를 통해 비트코인(XBT/USD)과 이더리움(XET/USD) 현물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이를 위해 기존 글로벌 금융 인프라 기반의 위험관리 체계를 적극 도입했다. 글로벌 트레이딩 및 XVA 마켓 총괄인 토니 홀(Tony Hall)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리스크 프레임워크와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통 금융사가 암호화폐에 접근하는 신뢰성과 규제준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한 사례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는 스탠다드차타드가 추진 중인 디지털 자산 전략의 일환이며, 이 은행은 앞서 자회사 조디아마켓(Zodia Markets)을 통해 암호화폐 커스터디 및 거래도 지원해왔다. 여기에 더해 리베아라(Libeara)와의 협력을 통해 실물 기반 금융자산의 토큰화 서비스까지 확장하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전방위로 구축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향후 다른 글로벌 은행들의 후속 움직임을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암호화폐의 제도권 편입과 규제 기반 확대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하면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주류 금융사의 실질 참여가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그동안 암호화폐 분야에서 보수적이면서도 선제적인 접근을 취해온 기관으로 꼽힌다. 이번 현물 거래 런칭은 단순히 새로운 금융 상품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금융 시스템 내에서 디지털 자산이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를 입증한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