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최근 며칠 간의 뜨거운 랠리 끝에 급속히 얼어붙었다. 비트코인(BTC)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직후 하루 만에 6,000달러(약 8,340만 원) 이상 급락하며 117,000달러(약 1억 6,263만 원) 아래로 밀려났다. 이에 따라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약 2,085조 원(1500억 달러) 이 증발했다.
불과 일주일 전, 비트코인은 105,000~110,000달러(약 1억 4,595만~1억 5,290만 원) 사이에서 횡보하던 중 수직 상승 돌입에 성공하며 연일 고점을 갱신해왔다. 수요일 밤에는 11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를 기록했고, 주말에는 123,000달러(약 1억 7,097만 원)를 오르내리며 시장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러한 상승세는 단 5일 만에 15,000달러(약 2,085만 원) 가까운 상승폭을 실현한 기록적인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급등에는 경고 신호도 수반됐다. 일부 기술적 지표들이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대한 50일 시한을 제시한 직후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멈췄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빠르고 민감했다.
비트코인이 117,000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시가총액은 2.32조 달러(약 3,225조 원)로 후퇴했고, 시장 점유율은 62.1%로 소폭 감소했다. 비트코인의 급락은 알트코인에도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도지코인(DOGE)은 하루 만에 약 7% 하락하며 0.19달러(약 264원) 선까지 밀려났고, 솔라나(SOL), 비트코인캐시(BCH), 시바이누(SHIB), 크로노스(CRO), 에이프트(APT)는 최대 5.5% 하락했다. 이더리움(ETH)은 3,000달러(약 417만 원) 선 아래로 내려갔으며, XRP 역시 2.9달러(약 4035원)까지 후퇴했다.
현재 암호화폐 전체 시장의 시가총액은 3.75조 달러(약 5,213조 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불과 하루 전과 비교하면 약 2,085조 원 규모의 가치가 증발한 셈이다.
이번 급락은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동인 외에도, 글로벌 긴장 고조와 관련된 정치적 이슈가 시장 센티먼트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장기적인 상승 구간으로 접어들기 위한 재조정 과정일 수 있지만, 시장의 반등 시점은 전적으로 매크로 변수와 기술적 반응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