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서 하루 만에 약 139조 원(약 1,390억 달러) 이상이 증발하면서 '알트코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꺼지고 있다. 비트코인(BTC)이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 저항선을 넘지 못한 채 다시 하락하면서, 중소형 코인들이 줄줄이 큰폭으로 무너졌다.
비트코인의 최근 조정은 상대적으로 제한됐지만, 알트코인의 낙폭은 훨씬 컸다. 특히 XRP는 11% 이상 급락하며 3.1달러(약 4,309원)를 밑돌았고, 도지코인(DOGE), 스텔라루멘(XLM), 헤데라(HBAR), 페페(PEPE) 등 주요 알트코인도 두 자릿수 손실을 기록했다. 아프트(APT)는 하루 새 16% 가까이 폭락하며 가장 큰 피해를 본 시세 중 하나로 나타났다.
이번 급락은 최근 몇 주간 이어진 알트코인 급등 이후 불거졌던 가격 과열 논란에 대한 조정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의 XRP 관련 거래 흐름이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하락세를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내에서 XRP 매도 주문이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공황 매도가 이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더리움(ETH)은 3,600달러(약 500만 원)선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바이낸스코인(BNB)은 800달러(약 1,112만 원) 고점을 찍은 뒤 하루 만에 40달러(약 56만 원) 넘게 하락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약 139조 원 규모가 줄어들어 총 3조 9,000억 달러(약 5,421조 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은 알트코인 회복세 속에서 63%에서 59%까지 떨어졌지만, 이번 하락장에서 다시 1% 넘게 반등하며 60%대를 회복했다. 현재 비트코인의 시세는 11만 9,000달러(약 1억 6,541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고, 시가총액은 약 2조 3,700억 달러(약 3,294조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당분간 시장은 매우 민감한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상승장이 이어진 후 찾아온 급락이라는 점에서 추가 반등을 위한 재조정 과정일 수 있다고 보면서도, 매수세가 무너지면 추가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며칠간의 비트코인 흐름과 주요 알트코인들의 매물 대응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