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생성된 이더리움(ETH) 계정이 바이낸스에서 대규모 암호화폐를 인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1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한 번에 수백억 원대 자산이 이동하면서, 이 지갑의 주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동된 자산 가운데 시바이누(SHIB)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는 점에서 시바이누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계정인 ‘온체인 렌즈(Onchain Lens)’에 따르면, 문제가 된 지갑은 142 이더리움(ETH), 3.44백만 폴리곤(MATIC), 80,126 체인링크(LINK), 그리고 1103억 4000만 개의 시바이누(SHIB)를 보유하고 있다. 이 자산들의 총 가치는 약 420만 달러(약 58억 3,800만 원)에 달한다. 특히 시바이누의 해당 보유량만 145만 달러(약 2억 150만 원)에 이르면서 단일 종목 기준 가장 큰 포지션을 차지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지갑이 과거에 아무런 활동 흔적이 없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고래 지갑이 모습을 드러낼 땐 몇 차례 테스트 트랜잭션이나 스왑 거래가 선행되기 마련이지만, 이번 지갑은 등장 직후 다수의 고액 암호화폐를 일괄 수신하며 단숨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체 토큰은 모두 바이낸스에서 직접 출금된 것으로 파악되어, 우연한 거래보다는 의도적인 자산 이전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시바이누의 경우, 최근 가격이 0.00001260달러로 최근 한 달 내 최저점을 찍은 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같은 절묘한 타이밍은 해당 지갑 운영자가 시장 흐름의 저점을 노렸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규모 시바이누 매수와 토큰 이동이 단순 보관 목적 이상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보통 이와 같은 패턴은 디파이 참여, 콜드월렛 이관 혹은 대형 거래소 밖 자산 보관 등 거시적 전략 활용에 앞서 취해지는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시바이누 외에도 체인링크와 폴리곤, 이더리움 등 주요 자산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갑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추가적인 시그널이 나올 가능성이 커,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의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