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카오·네이버, 원화 스테이블 코인 전쟁 서막 올랐다

연합뉴스

2025.08.07 (목) 09:37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도입 움직임에 맞춰 국내 핀테크 대기업들이 기술 선점과 제도 대응을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토스·카카오·네이버 등이 관련 TF를 출범하며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경쟁에 돌입했다.

토스·카카오·네이버, 원화 스테이블 코인 전쟁 서막 올랐다 / 연합뉴스

원화 기반 디지털 결제 수단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핀테크 및 정보기술(IT) 업계가 관련 조직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제도 시행 전부터 금융 대기업들이 유통, 결제, 보관 등 생태계 전반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치가 일정한 자산에 연동돼 가격 변동성이 적은 암호화폐로, 특히 원화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송금과 국가 간 결제를 가능하게 만든다. 이처럼 법정화폐의 기능을 디지털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도입할 경우 기존의 은행·증권·간편결제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거나 보완해야 한다. 시스템 변경과 구축은 대부분 시스템 통합(SI) 업체가 맡게 되므로 관련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스테이블 코인 전담 태스크포스를(TF) 구성해 사업성과 기술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토스의 금융 계열사 3곳이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핵심에는 김규하 최고사업책임자가 있다. 앞서 카카오도 자회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와 함께 비슷한 구조의 TF를 운영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아직 법제도적으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는데도 기업들의 움직임이 발 빠른 데는 이유가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와 증권 거래, 금융 플랫폼 등을 자체 보유한 이들 대형 플랫폼 기업은 스테이블 코인 유통의 전 과정을 자사 생태계 내에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표권 출원 등 선제적 조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네이버페이는 지난 6월, 관련 제도가 마련되면 선도적 참여 의지를 밝혔고, 두나무와 협력해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IT 기반의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기업들도 관련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LG CNS는 지난달 열린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고속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전 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담보, 예금 토큰 발행 등과 연계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국내 주요 기업의 준비 움직임은 본격적인 제도 도입 전이지만, 이미 기술과 인프라 선점을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정부가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스테이블 코인 출시가 가시화될 경우, 이들 기업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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