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헤이즈 "비트코인, 美 9조달러 유동성에 25만 달러 간다"

전 비트멕스(BitMEX) CEO인 아서 헤이즈(Arthur Hayes)가 비트코인(BTC)의 가격이 최대 25만 달러(약 3억 4,750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예측의 근거로 미국의 대규모 양적 완화 가능성과 구조적 금융 위기 위험을 제시하며,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의를 끌고 있다.

헤이즈는 최근 분석을 통해 미국 정부가 경기 붕괴를 막기 위해 최소 9조 달러(약 1,251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것은 정치적 선택이 아닌 ‘경제 물리학’의 결과”라며, 현재의 부채 중심 시스템에서는 지속적인 성장 없이는 즉각적인 시스템 붕괴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패니매와 프레디맥 같은 주택금융기관이 약 5조 달러(약 695조 원), 은행권 구제자금으로 4조 달러(약 556조 원)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동아시아 자본이 미국에서 빠져나가는 현상에도 주목했다. 대만, 한국, 싱가포르의 투자금이 본국으로 회귀하면서 달러 유입이 줄어들고, 결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의 유일한 매수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도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산을 매각하는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고평가된 가격에 이를 매입할 여력도, 의지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인위적인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통화를 추가로 발행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모든 요인은 결국 막대한 유동성이 비트코인 같은 유한 공급 자산으로 몰리게 되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헤이즈의 결론이다. 그는 “정부의 인위적인 지지 없이도 비트코인은 초과 유동성을 흡수할 능력이 있는 유일한 자산”이라고 강조하며, 비트코인이 ‘좀비 자산’이 아닌 ‘자생적인 생명력’을 가진 디지털 자산임을 역설했다.

한편, 헤이즈의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은 전례 없는 예측은 아니다. 과거 팀 드레이퍼(Tim Draper), 탐 리(Tom Lee) 등도 비트코인의 미래가치를 20만 달러 이상으로 예상한 바 있으며, 크립토퀀트(CryptoQuant)와 테라해시(TeraHash) 역시 ETF 자금 유입, 역사적 4분기 강세, 연준 금리 인하 예상, 유럽 MiCA 규제 도입 등을 근거로 BTC 가격이 13만~20만 달러(약 1억 8,070만~2억 7,800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단기적 관점에선 여전히 시장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비트코인은 현재 11만 5,727달러(약 1억 6,083만 원) 선에서 거래 중이며, 지난주보다 2.4% 하락해 고점 대비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연준의 금리 방향성과 글로벌 무역 상황 등 거시 변수는 여전히 시장의 주요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장기적 상승 모멘텀과 단기적 변동성 사이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트코인의 21백만 개 공급 한계와 거대한 유동성의 격돌은 분명 매력적인 시나리오지만, 현실적인 변수들에 대한 대비도 함께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