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부테린 “미국 정부, 이더리움에 긍정적 역할…레버리지는 경계해야”

이더리움(ETH) 공동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미국 정부를 ‘가장 좋아하는 국고 회사’로 농담 삼아 언급하며, 암호화폐 업계의 제도권 편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최근 뱅클리스 팟캐스트 출연 중 그는 미국 당국이 도난당한 이더리움을 압수한 사례들을 예로 들며, 정부의 역할이 생태계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부테린은 기업들이 보유 자산의 일부를 이더리움으로 편입하는 ‘이더리움 국고 전략’의 장단점을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수단을 통해 사람들이 이더리움에 접근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는 건 좋은 일”이라며, 이러한 기업 활동이 전체 생태계의 확장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국고 회사들이 지나치게 레버리지를 활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도 경고했다. “만약 몇 년 후 누군가 나를 깨워서 ‘이더리움 붕괴의 주범이 국고 기업이었다’고 말한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그들이 과도한 레버리지 게임에 빠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여전히 현재 이더리움 생태계는 비교적 책임감 있는 주체들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며 기업과 커뮤니티의 건전성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시장에서 이더리움 ETF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번 주에만 이더리움 ETF 순자금 유입액은 20억 8,650만 달러(약 2조 8,920억 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고, 거래량 또한 170억 달러(약 23조 6,300억 원)를 넘어서며 ETF 시장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블랙록(BlackRock)의 iShares 이더리움 ETF는 8월 14일 하루에만 5억 1,900만 달러(약 7,199억 원)의 자금을 빨아들였으며, 이튿날에도 3억 3,800만 달러(약 4,698억 원)를 추가 유입시켰다. 8월 첫 2주 동안 누적 유입액은 30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를 넘어, 이더리움 ETF 출시 이후 두 번째로 강력한 자금 유입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블랙록은 단 몇 주 만에 114억 달러(약 15조 8,460억 원) 규모의 이더리움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돼, 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ETH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부테린의 발언은 제도권 수용을 향한 이더리움의 균형 잡힌 접근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그는 정부나 기업의 개입이 때론 자산 보호에 유의미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암호화폐 생태계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경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