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황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BTC)의 시장 지배력이 둔화되는 가운데, 알트코인 시즌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유동성 개선, 거래량 증가, 슬리피지 감소 등 다양한 지표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이 같은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발표한 3분기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점유율은 2025년 5월 기준 65%에서 같은 해 8월엔 59%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자금 흐름이 소수의 대형 코인에서 중소형 알트코인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신호로 평가된다. 실제로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CMC가 산정한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아직 40대 수준이지만, 전체 알트코인 시가총액은 7월 초 이래 50% 이상 급증해 1조 4,000억 달러(약 1,946조 원)를 돌파했다.
코인베이스는 이어 “알트코인 거래에 최적화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유동성 확대, 주문대장 깊이 증가, 현물·파생상품 거래량 증가, 슬리피지 완화 등이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 투기 수요가 아닌, 보다 구조적인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알트코인 시장의 활황은 이더리움(ETH)을 기반으로 한 기관 수요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는 최근 200억 달러(약 27조 8,000억 원) 규모 자금을 조달해 최대 245억 달러(약 34조 50억 원) 상당의 ETH를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했다. Sharplink Gaming 역시 약 59만 8,800 ETH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동향은 기관이 ETH를 디지털 자산 금고(DAT) 또는 실물자산 토큰(RWA)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더리움 기반 고베타 알트코인 중에서는 리도(LDO)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LDO는 8월 들어 58% 넘게 급등했으며, 현재 ETH 대비 베타 값 1.5를 기록해 ETH보다 1.5배 높은 변동성을 부각시켰다. 이는 손익 양면에서 보다 큰 폭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며, 투자 수단으로서 주목받고 있다는 의미다.
코인베이스는 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8월 5일 발표한 리퀴드 스테이킹 규제 면제 의견이 LDO 강세에 힘을 실었다고 밝혔다. SEC 기업금융국 소속 직원들이 발행한 해당 문서에서는, “스테이킹 활동이 대부분 수탁 수준의 관리 업무에 불과하고, 보상이 1 대 1로 전달된다면 이는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됐다.
이처럼 제도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ETH 및 관련 알트코인에 대한 기관 수요는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 같은 흐름이 시장 전반의 리스크 감수 성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9월을 전후로 전면적인 알트코인 시즌이 개화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는 비단 ETH나 그 기반 토큰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다양한 종목으로 자금이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