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리플)의 최근 가격 흐름이 불안정한 국면에 접어들며, 롱과 숏 양측 모두에게 '극한 고통(max pain)'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XRP 가격이 현재 약 3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청산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최대 고통 지점이 현 시세 근처에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이 어느 방향으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코인글래스(CoinGlass)가 제공한 최신 파생상품 청산 지표에 따르면 숏 포지션의 주요 위험 지점은 3.387달러(약 4,707원)로 확인됐다. 해당 수준에서 청산될 수 있는 포지션 규모는 1,790만 달러(약 248억 2,000만 원)에 달한다. 반면, 롱 포지션 투자자들의 고통 지점은 2.953달러(약 4,105원)다. 이 경우 위험에 처하는 계약 규모는 약 1,135만 달러(약 157억 7,000만 원) 수준이다. 현재 XRP 가격과의 차이가 불과 몇 센트 단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도 대규모 청산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신호가 단기적인 가격 패턴과 맞물리며 더욱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XRP는 이달 초 3.60달러(약 5,004원)까지 상승한 뒤 2.80~3.20달러(약 3,892~4,448원) 범위 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범위는 청산 임계치와 거의 겹치는 수준이어서, 당분간 가격이 상단 또는 하단을 돌파하면 연쇄적인 청산 이벤트가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일반적인 일중 변동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적 취약성은 거래량이 적은 시간대에도 급작스러운 매매 트리거가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로 인해 변동성이 표면상으로는 안정돼 보이더라도 내부적으로는 팽팽한 긴장이 숨겨져 있는 셈이다.
요약하자면, XRP 시장은 롱과 숏 어느 쪽도 안심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지점에 와 있다. 가격이 2.80달러선으로 밀린다면 롱들이, 반대로 3.30달러선을 넘길 경우에는 숏 포지션이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활용한 투자자일수록 이번 구간에서 더 큰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