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세가 주요 지지선인 10만 8,000달러(약 1억 5,012만 원) 부근에서 불안정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가격이 일시 반등하면서 '저가 매수' 수요가 포착됐지만, 여전히 매도 물량에 밀리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노동절 휴일로 월가가 휴장한 가운데, 대형 비트코인 보유자의 추가 매도 가능성이 시장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감시자들은 비트코인 고래의 대규모 매도세가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 익명의 비트코인 OG(초기 투자자)는 최근 4,000 BTC(약 556억 원)를 매도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자금을 활용해 대규모 이더리움(ETH) 매수에 나섰다. 해당 투자자는 지난 2주간 총 3만 2,000 BTC(약 4,451억 원)를 처분했으며, 동기간 87만 개가 넘는 이더리움을 매집해 약 38억 달러(약 5조 2,820억 원)어치 포지션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직 5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약 6,946억 원 규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물량도 조만간 시장에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일부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적으로 10만 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 이하로 밀릴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관망세가 확산 중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과 관련된 정책 변화 기대감이 크립토 시장 전반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고래 매도 및 유동성 긴축 우려가 우세한 모양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 하락이 불가피하더라도, 고래의 포지션 전환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 중심 시대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제 강세장 재개로 이어지려면 기존 매도세가 어느 정도 소화되고, 새 투자자 유입이 가시화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