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선물시장에서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리플 최고경영자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는 CME 그룹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직접 찬사를 보냈고, 이는 커뮤니티 내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리플의 성과는 단순히 수치상 기록을 넘어, XRP 생태계 확장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CME의 데이터에 따르면, XRP 선물 상품의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은 출시 후 단 3개월 만에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를 돌파하며 역대 최단 시간 기록을 세웠다. 이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주요 암호자산들과 나란히 ‘10억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린 성과다. 이에 힘입어 CME 전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선 8월 22일 기준 최초로 35억 달러(약 4조 8,650억 원)의 미결제 약정 규모를 달성했다.
갈링하우스는 이같은 소식을 X(옛 트위터)를 통해 재공유하며 “XRP에 대한 수요가 공급량을 앞지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얼마 전에도 XRP 보유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던 만큼, 이번 성과가 커뮤니티의 신뢰를 공고히 할 계기가 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유명 암호화폐 논평가 ‘찰리 크립토’는 “XRP 가격이 수 개월째 2.9달러(약 4,030원) 이하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런 금융지표의 개선이 왜 시장 가격으로 이어지지 않는지를 꼬집었다. 특히 그는 XRP 현물 ETF 승인 지연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극적 태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찰리는 XRP 레저의 대형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기관 투자자 유입이 뒷받침되지 않는 점, 미국 규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비판하며 “생태계는 성장하지만 자산 자체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달리 다른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XRP의 공급 부족 가능성이나 에너지 효율성에 주목하며 갈링하우스의 발언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 최신 리서치에 따르면 XRP 레저의 전체 탄소 배출량은 대서양 횡단 항공편 한 편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XRP는 오랜 시간 규제 리스크와 가격 정체를 겪어왔지만, 이번 CME 선물시장 기록 경신은 기관 참여 확대 가능성을 예고하는 사건으로 분석된다. 향후 ETF 승인과 제도권 수용이 더해질 경우, XRP의 재평가가 본격화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