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시장에서 다시금 갈등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이번엔 리플(XRP)과 라이트코인(LTC) 진영 간 공개적인 설전이 주목받고 있다. 리플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데이비드 슈워츠가 XRP의 정당성과 환경적 장점을 강조하자, 라이트코인 진영은 ‘실체 없는 토큰’이라는 반격으로 맞섰다. 여기에 시바이누(SHIB)의 존재 가치가 흔들리는 기술적 신호까지 더해지며 시장 전체가 다시 한번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번 논란은 라이트코인 지지자인 인플루언서 ‘조니 라이트코인’이 XRP의 발행 구조에 대해 ‘무에서 만들어낸 화폐’라고 비판하며 시작됐다. 그는 채굴 기반의 라이트코인과 달리 XRP는 작업증명(PoW) 없이 발행되기 때문에 토큰의 근본 가치가 의심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XRP의 시가총액이 무려 1,690억 달러(약 234조 9,1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그 가치가 과연 정당한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이에 데이비드 슈워츠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XRP와 라이트코인은 공급 구조는 다르지만 실질적 역할은 유사하다”고 설명하며, “낭비되는 에너지가 적다는 점에서 XRP는 오히려 친환경적인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리플 공동창립자인 크리스 라센도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손잡고 비트코인 마이닝 환경 문제에 대해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이번 마찰은 라이트코인의 공식 SNS 계정이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를 조롱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시작된 것으로, 양 진영 간 갈등이 단순 개인적 언쟁을 넘어 각 암호화폐 진영의 존립 가치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한편, 한때 ‘밈코인 열풍’을 주도했던 시바이누(SHIB)는 점점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현재 SHIB는 0.0000123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며 거래량 급감과 함께 하락 쐐기형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 주요 저항선인 0.0000139달러와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지 못하면서, 시장에서는 0.0000100달러까지 밀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가격대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SHIB의 ‘유효성’을 시험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거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며, 기술적 지표상으로도 SHIB는 점차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당 시그널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가격 하락을 넘어 탈중앙화 프로젝트로서의 정체성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XRP의 기술적 흐름도 다소 위태롭다. 현재 XRP는 2.81달러(약 3,905원) 부근에서 횡보 중이며, 볼린저 밴드 하단에 갇힌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장기 지표상으로는 2.60달러(약 3,614원)가 핵심 지지선이나, 이 구간이 무너지면 2.50달러(약 3,475원)까지 후퇴할 위험도 존재한다. 특히 XRP는 올해 초 1달러 미만에서 급등했지만, 최근에는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 범위가 좁아졌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XRP가 상반기 급등으로 매우 넓은 밴드를 형성했음에도 최근에는 중심선에서 멀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 새로운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의 리플-라이트코인 논란, SHIB의 기술적 불안, 그리고 XRP의 박스권 갇힘 현상은 모두 시장 참여자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기술력과 내러티브만으로는 남아있기 어렵다,는 것이다. 2025년 시장에서도 ‘이름값’보다는 ‘지속 가능성’이 더 무거운 질문으로 돌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