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횡보장을 이어가는 사이, 전통 안전자산인 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은 지난 수일간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바탕으로 온스당 3,640달러(약 506만 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이는 비트코인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통시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금이 보다 안정적인 자산으로 몰리는 모습이 뚜렷하다. 대표적인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 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이번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투자자의 신뢰를 얻었고, 이는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이라는 내러티브가 시장에서 도전을 받는 배경이 되고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금 가격은 파라볼릭 구조로 급등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상대강도지수(RSI)는 80을 넘어선 초과 매수 구간에 진입했다. 보통 이 구간에서는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으나, 현재는 중앙은행의 강한 매수세, 인플레이션 방어 수요, 지정학적 불안 등 거시적 지지 요소가 가격 상승을 견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3,450~3,500달러(약 480만~486만 원) 구간으로의 되돌림이 있을 경우, 이는 다음 상승을 위한 건강한 조정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110,800달러(약 1억 5,401만 원) 지지선에서 반등했지만, 114,800달러(약 1억 5,937만 원)의 50일 이동평균선이 강력한 저항으로 작용하며 위로 뻗지 못하고 있다. 거래량도 활발하지 않아 상승 동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RSI도 중립 구간에 머물러 있어 금의 강세가 이어질 경우 비트코인의 가격이 다시 저점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비트코인이 116,000달러(약 1억 6,124만 원)를 확실히 돌파하지 못한다면, 다음 지지선은 110,000달러(약 1억 5,290만 원), 나아가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04,600달러(약 1억 4,539만 원) 선이 될 수 있다.
이번 흐름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던 비트코인이 전 세계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자산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엔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대안 자산으로 주목받았으나, 현재는 오히려 높은 변동성과 위험자산과의 상관성이 부각되며 단기적인 매력도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향후 비트코인이 이 흐름을 반전시키려면 단순한 기술적 회복 이상의 강력한 트리거가 필요해 보인다. 반면 금은 이와 대비되며 실물 가치 보존 수단으로 다시금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제도권 자본이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에 따라, 향후 두 자산 간 위상 변동이 보다 뚜렷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