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선물 시장이 극심한 청산 불균형에 직면했다. 지난 24시간 동안 약 1,617만 달러(약 224억 3,630만 원)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으며, 이 가운데 롱 포지션이 1,440만 달러(약 199억 7,600만 원)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숏 포지션 청산액은 약 204만 달러(약 28억 3,600만 원)에 그쳤다. 전체 청산 비율은 무려 710%에 달하는 비정상적인 편차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XRP 선물 시장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한쪽 방향으로 과도하게 쏠려 있었음을 반영한다. 당시 가격 변화는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XRP는 장중 한때 2.96달러까지 하락한 뒤 2.99달러 선까지 소폭 반등했지만, 파생상품 거래자들은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청산 불균형은 대규모 상승 또는 하락이 아닌 제한적인 가격 변동 속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현물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파생상품 시장은 정반대의 양상을 나타내며 레버리지 위험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이번 현상은 주요 암호화폐와 비교해도 눈에 띈다. 이더리움(ETH)의 청산 규모는 1억 850만 달러(약 1,508억 원), 비트코인(BTC)은 3,770만 달러(약 523억 3,000만 원), 솔라나(SOL)는 2,780만 달러(약 385억 4,000만 원)였지만, XRP의 청산 총액은 상대적으로 작음에도 불구하고 청산 비율 측면에서는 독보적이었다.
현재 XRP 가격의 핵심 지지선은 3달러다. 이 가격대를 지지하며 안정 흐름을 이어간다면,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정성은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선마저 무너지면 레버리지 기반 트레이더들의 포지션 정리가 재차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XRP 파생시장의 유동성 왜곡과 트레이딩 구조상의 위험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청산 불균형은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