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BTC) 가격 약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전반에 냉기가 퍼지고 있다. 구글 검색량이 수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공포와 탐욕 지수는 연초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와중에도 일부 분석가들은 지금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대표적인 시장 심리지표인 크립토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지난주 ‘탐욕’ 단계였던 71에서 단숨에 ‘공포’ 수준인 24로 하락했다. 이는 1년 만의 최저 수치로, 지난 4월 비트코인이 7만 4,000달러(약 1억 289만 원) 아래로 떨어졌을 당시와 유사한 흐름이다. 과거 2018년과 2022년 시장 조정기에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난 바 있다.
이처럼 시장의 경계심이 커지는 가운데, 암호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는 최근 하락세를 오히려 기회로 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비트와이즈의 리서치 책임자 안드레 드라고쉬(André Dragosch), 수석연구원 맥스 섀넌(Max Shannon), 분석가 아유시 트리파티(Ayush Tripathi) 등은 주간 보고서를 통해 최근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를 지목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도가 급격히 후퇴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도 하방 압력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하락은 선물 시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청산이 하락폭을 더욱 키웠다.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은 최근 약 110억 달러(약 15조 2,900억 원) 규모가 증발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급락을 기록했다. 드라고쉬는 “이번 강제 청산이 매도세를 사실상 소진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지난 8월 엔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이후와 유사한 반전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비트코인이 조정을 받는 동안 소액 보유자들은 꾸준히 물량을 매수하고 있는 반면, 채굴자들은 거래소로의 입금을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포지션은 시장 내부에서의 재편이 시작됐음을 시사한다.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 시장 환경 속에서도,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여전히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제 중요한 건 공포에 휘둘리는 대신 데이터와 흐름을 토대로 기회를 선별하는 안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