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낸스 전 CEO 창펑 자오(Changpeng Zhao, CZ)를 사면하기까지, 바이낸스와 그 법률팀의 워싱턴 D.C. 내 광범위한 로비 활동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과 연결된 로비스트들에게 약 450,000달러(약 6억 3,000만 원)를 투입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테레사 구디 기옌(Teresa Goody Guillén)에게도 약 290,000달러(약 4억 300만 원)의 자금을 제공한 정황이 ‘폴리티코(Politico)’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CZ는 지난해 미국 자금세탁방지법(AML) 위반 혐의로 4개월 동안 복역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바이낸스 측은 트럼프 핵심 인사들과의 접촉을 위해 전략적 로비 자원을 집중 투입했다. 특히 2023년 9월 말, 바이낸스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Donald Trump Jr.)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체스 맥도웰(Ches McDowell)을 고용했고, 그의 로비 회사 ‘체크메이트 거버먼트 릴레이션스(Checkmate Government Relations)’는 백악관과 재무부를 상대로 ‘행정적 관용(executive relief)’을 주제로 로비를 진행했다.
체크메이트는 최근 워싱턴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로비 기업 중 하나로 꼽히며, CZ 사면과 관련한 한 달 작업만으로 45만 달러(약 6억 3,000만 원)를 수령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3개월간 총 710만 달러(약 98억 7,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정계 인맥을 활용한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형 암호화폐 기업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려는 시도가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업계 파장도 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암호화폐 업계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그의 행보는 또 다른 ‘사법적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