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또다시 10만 달러(약 1억 원) 아래로 하락하며 시가총액 2조 달러 붕괴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랠리 이후 불과 두 번째 하락이지만, 시장은 이번 급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암호화폐 데이터 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약 4억 달러(약 5,40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정리됐으며, 이 중 대다수가 ‘롱 포지션’이었다.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최저가인 98,081달러(약 1억 318만 원)까지 밀리며,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레이딩뷰 차트 기준으로는 16개의 연속 15분 음봉이 포착될 정도로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다.
시장 심리는 확실히 ‘공포’ 쪽으로 기울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샌티먼트는 이번 하락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강한 FUD(공포·불확실성·의심)를 유발하고 있다며, SNS 게시물의 정서가 급격히 비관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샌티먼트는 “대중 심리는 가격 전망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도한 공포’가 오히려 저점 신호일 수 있다는 점도 암시했다.
이번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세가 꼽힌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글래스노드는 지난 8월 사상 최고가 돌파 이후, 경험 많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과거 강세장 종료 국면과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신호도 일부 포착된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리서치 부문 부사장인 크리스 쿠이퍼는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기관 포트폴리오에 포함되기 위해선 다른 자산과의 비상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이 레버리지 자산처럼 움직일 경우, 기관은 그 기능을 굳이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독립적 움직임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조정 단계일 수 있으며, 단기적인 매도심리를 지나면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향후 지지선 형성 여부와 투자 심리의 회복 속도가 단기 추세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