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약세 신호 속 ‘취약한 횡보장세’…ETF 자금 유출과 매크로 불확실성 겹쳤다
비트코인(BTC)이 주요 저항선을 뚫지 못하고 ‘취약한 횡보장세’에 머물고 있다. ETF에서의 지속적인 자금 유출과 매크로 경제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정책 방향성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투자자 심리는 빠르게 방어적으로 전환된 모습이다.
지난 중순 9만 7,850달러(약 1억 4,018만 원)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10% 이상 하락하며 연초 가격 아래로 내려갔다. 시장 분석업체 비트파이넥스(Bitfinex)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비트코인이 단기 보유자 매수 단가선 부근에서 지속적으로 상승을 거부당하고 있다”며 “과거 상승장에서 매수했던 투자자들의 물량 출회가 지속되면서, 상승 모멘텀이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고 밝혔다.
ETF 유출세 지속…기관·개인 모두 관망 전환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최근 17억 달러(약 2조 4,375억 원) 규모 자금이 유출됐다. 기관들이 여전히 장기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곰의 장’(bear market)이 도래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머큐리오(Mercuryo)의 최고경영자 페트르 코지아코프는 “비트코인은 현재 약 8만 7,000달러(약 1억 2,480만 원) 수준에서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 전반이 리스크 회피 모드로 전환되면서 금과 은 등 전통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크립토 인플루언서 코인뷰로(Coin Bureau)의 공동 창업자 닉 퍼크린도 “금과 은은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반대로 암호화폐는 여전히 침체 상태”라며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약 1억 4,338만 원)를 넘지 못하면, 하락 추세가 더 공고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향후 30일이 비트코인 시장의 방향성을 가를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동결 전망에 ‘긴장된 관망세’ 지속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동결 신호가 당분간 유동성 공급 기대를 잠재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암호화폐 거래소 액시스(Axis)의 지미 쉬에 최고의운영책임자(COO)는 “현재 비트코인의 9만 달러(약 1억 2,904만 원) 부근 정체는 수요 부족이 아닌 ‘거시적 재평가’의 결과”라며 “Fed의 매파 기조가 유지되면서, 유입자금은 기존 우량 자산에만 집중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에 새로운 유동성 유입 신호가 없는 한, 지정학적 갈등과 무역전쟁 우려 등 외부 이슈에 의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비트코인은 고변동 자산이라기보다는, 점점 ‘내재가치 검증’을 요구받는 구조적 헤지 자산으로 포지셔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래는 매집 중이지만, 유동성 악화는 부담
글로벌 브로커 XS닷컴(XS.com)의 수석 시장분석가 사메르 하슨은 “단기 반등세는 방향성보다 일시적 휴식을 의미한다”며 “대형 투자자들(고래 주소)이 여전히 BTC를 매집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유동성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슨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시장 미결제약정은 580억 달러(약 83조 1,604억 원) 수준까지 떨어졌고, ETF로 유입되는 자금 흐름은 거의 멈춰선 상태다. 미국의 혹한으로 채굴 기업들이 줄줄이 가동을 멈추면서 해시레이트도 급감했다. 그는 “채굴업체들이 운영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보유 BTC를 매도할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매도 압력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은 ‘지속 불가능한 균형’에 가깝다”며 “이런 구조에서 작은 악재만으로도 급락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돌파동력 부재…‘단기 하락’, ‘중기 정체’ 공존
현재 비트코인이 직면한 상황은 뚜렷한 상승 트리거가 없고,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리스크 회피 심리는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방위 압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ETF 유입 둔화, 금리 기대 후퇴, 채굴환경 불안, 그리고 각국의 외교갈등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약 9만 2,000달러(약 1억 3,199만 원) 구간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한 상승 반전에는 명확한 수요 촉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약세 모드 속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시장 참여자들은 다가올 연준 회의와 미국 정치의 추가 불확실성 요인을 주시 중이다. 이러한 상황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단기 하락 위험’과 ‘중기 정체 가능성’을 동시에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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