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솔라나(SOL)·리플(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암호화폐 가격 하락 국면에도 투자자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다만 두 상품의 ‘주력 매수층’은 뚜렷이 갈린다. 솔라나 ETF는 기관·업계 자금이, XRP ETF는 개인(리테일)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제임스 세이퍼트(James Seyffart)·샤룬 프랜시스(Sharoon Francis) 애널리스트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솔라나 ETF의 초기 수요는 폭넓은 전통 기관의 신규 유입이라기보다 ‘크립토 네이티브’(업계 내부) 자금이 주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초기 솔라나 ETF 수요는 더 넓은 기관 채택보다는 업계 기반 자본에 의해 크게 견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솔라나 ETF, 13F로 드러난 ‘기관 보유’ 49%
보고서가 미국 기관투자자의 보유 내역을 추적할 수 있는 13F 공시(대형 기관 운용사의 분기 보유 보고)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미국 솔라나 현물 ETF 자산의 약 49%가 13F를 통해 ‘식별 가능한’ 보유분으로 파악됐다. 공개된 보유 주체 중에서는 투자자문사가 약 2억7,000만 달러(약 3,960억 원)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헤지펀드가 약 1억8,600만 달러(약 2,729억 원)로 뒤를 이었다.
다만 해당 기관 기반도 ‘상층 집중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고서는 “초기 보유자 기반은 크립토 중심 투자사와 마켓메이커(유동성 공급자) 쪽으로 치우쳐 있으며, 더 폭넓은 기관 참여는 아직 형성 중임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주요 보유자로는 일렉트릭 캐피털(Electric Capital), 골드만삭스, 엘레퀸 캐피털(Elequin Capital) 등이 거론됐다.
솔라나는 거래 플랫폼, 대출 서비스, NFT 마켓플레이스 같은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을 구동하도록 설계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거래 처리 속도와 비용 효율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디파이(DeFi)와 트레이딩 생태계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노출의 ETF 전환’만으로는 설명 부족…2026년 순유입 1억7,300만 달러
보고서는 솔라나 ETF로 유입된 초기 자금 중 일부가 ‘완전한 신규 매수’라기보다 기존 솔라나 보유분을 ETF 구조로 옮기는 리밸런싱(전환)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13F로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이 확인되는 점을 고려하면, 설령 공시된 물량이 전환 수요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상당 부분은 신규 자금 유입으로 해석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솔라나 토큰 가격이 급락하는 와중에도 자금 유입은 이어지고 있다. 솔라나 ETF는 2026년 들어 현재까지 순유입이 1억7,300만 달러(약 2,538억 원)에 달했으며, 출시 이후 누적 유입은 약 14억5,000만 달러(약 2조 1,27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비트코인(BTC) 현물 ETF가 쌓아 올린 누적 자금의 약 2.5% 수준이지만, 출시 초기 상품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강한 수치’라는 평가다.
상품 출시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보고서는 1933년 증권법 체계 아래 신규 현물 ETF들이 출시된 지난해 10월 이후 솔라나 가격이 50% 이상 하락했다고 짚었다.
또 헤지펀드가 즐겨 쓰는 ETF 트레이딩 전략도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베이시스 거래’ 수익률이 축소되면서 차익거래 유인이 줄었고, 이에 따라 “베이시스 수익률이 압축된 현재, 헤지펀드와 마켓메이커가 솔라나 현물 ETF에 신규 포지션을 쌓을 유인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 뒤따랐다.
XRP ETF, 13F 식별 비중 16%…리테일 무게
반면 XRP ETF는 소유 구조가 사뭇 다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13F로 식별 가능한 XRP ETF 자산 비중은 약 16%에 그쳐, 기관 발자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공시된 보유 주체 가운데 투자자문사가 약 1억6,500만 달러(약 2,420억 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헤지펀드는 약 3,700만 달러(약 543억 원)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나머지 상당 부분이 13F 제출 의무가 없는 투자자—특히 개인 투자자—보유분일 수 있다고 봤다. “13F를 제출할 필요가 없는 리테일 투자자가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본다”는 문구를 통해 리테일 수요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XRP는 XRP 레저(XRP Ledger)에서 사용되는 네이티브 토큰으로, 결제 및 국경 간 송금에 초점을 둔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전통 은행 시스템 대비 더 빠르고 낮은 비용으로 국가 간 자금 이동을 돕는다는 점을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리테일 중심인데도 자금 ‘견조’…출시 6주 만에 14억 달러
리테일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에도 XRP ETF의 자금력은 눈에 띈다. 보고서에 따르면 XRP ETF는 지난해 11월 출시 후 6주 동안 14억 달러 이상(약 2조 534억 원)을 끌어모았고, 2026년에도 그 수준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다. XRP 가격이 올해 들어 약 26% 하락했음에도 ETF 자산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애널리스트들은 선물 시장 활동이 약해진 상황에서 ETF 자산이 비교적 안정적인 점을 근거로, 현재 수요가 파생상품 차익거래보다는 ‘방향성 베팅’(가격 전망에 기반한 직접 매수) 성격을 띨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보고서는 “ETF 자산이 대체로 증가분을 유지하고 있어, 수요가 기계적(mechanical)이라기보다 점점 더 방향성(directional)으로 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솔라나 ETF와 XRP ETF 사례는 신생 크립토 ETF 시장이 아직 투자자 기반을 만들어가는 단계임을 보여준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광범위한 기관 채택을 이끌어낸 것과 달리, 솔라나 ETF는 ‘크립토 네이티브’ 기관 자금 비중이 두드러지고, XRP ETF는 리테일 참여가 더 강한 경로를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성숙 과정에서도 두 상품군의 흐름이 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시장 해석
- 가격 하락 국면(솔라나 -50%+, XRP -26%)에도 SOL·XRP 현물 ETF로 자금이 유입되며 ‘ETF 수요의 견조함’이 확인됨
- SOL ETF는 13F로 식별 가능한 보유 비중이 49%로 높아 ‘기관(특히 크립토 업계 기반 자금) 주도’ 성격이 강함
- XRP ETF는 13F 식별 비중이 16%에 그쳐 ‘리테일(개인) 비중이 큰 시장’으로 해석될 여지가 큼
- 신생 크립토 ETF 시장은 비트코인 ETF처럼 단일한 기관 채택 경로가 아니라, 자산별로 투자자 기반이 분화되는 단계로 보임
💡 전략 포인트
- SOL ETF 체크포인트: 13F 비중(기관 참여 확대 여부), 보유 주체(마켓메이커·크립토 투자사 집중 완화 여부), 누적/순유입(’26년 순유입 1.73억달러, 누적 14.5억달러) 추적
- XRP ETF 체크포인트: 리테일 심리 영향이 큰 만큼 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하며, AUM(출시 6주 14억달러) 유지/감소 흐름으로 수요 강도를 판단
- ‘베이시스 거래’(선물-현물 차익) 수익률 압축으로 헤지펀드의 기계적 수요가 약해질 경우, ETF 흐름이 ‘방향성 매수’ 중심으로 전환되는지 관찰 필요
📘 용어정리
- 13F 공시: 미국 대형 기관 운용사가 분기별로 보유 종목/규모를 보고하는 제도(기관 자금의 ‘식별 가능한’ 비중 파악에 활용)
- 크립토 네이티브: 전통 금융권이 아닌 암호화폐 업계 내부(크립토 전문 펀드, 마켓메이커 등) 기반 자금
- 베이시스 거래: 선물과 현물 가격 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 전략(스프레드 축소 시 유인 감소)
- 방향성 베팅: 가격 상승/하락 전망에 근거해 직접 매수·매도하는 수요(차익거래 대비 ‘의견’이 더 크게 반영)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솔라나(SOL) ETF와 XRP ETF는 왜 ‘매수층’이 다르다고 하나요?
보고서가 13F 공시를 통해 추적한 ‘기관이 공개적으로 보유했다고 확인되는 비중’이 달라서입니다. 솔라나 ETF는 13F로 식별 가능한 비중이 약 49%로 높아 기관(특히 크립토 업계 기반 자금)의 참여가 두드러졌고, XRP ETF는 이 비중이 약 16%에 그쳐 나머지 상당 부분이 13F 제출 의무가 없는 개인 투자자 보유분일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합니다.
Q.
가격이 하락하는데도 ETF로 자금이 들어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단기 가격 흐름과 별개로 ‘접근성(ETF 편의성)’과 ‘투자자 성격’이 자금 유입을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솔라나 ETF는 기존 보유분을 ETF로 옮기는 전환 수요가 일부 있어도, 13F로 절반가량이 확인되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자금 유입도 적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XRP ETF는 선물 시장 활동이 약한데도 자산이 유지돼, 차익거래보다 가격 전망에 기반한 ‘방향성 매수’ 성격이 커졌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Q.
초보자는 SOL ETF와 XRP ETF를 볼 때 무엇을 먼저 확인하면 좋나요?
(1) 13F 식별 비중 변화: 기관 참여가 늘고 있는지, (2) 순유입/누적유입과 AUM 흐름: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지, (3) 수요 성격: 베이시스 거래 같은 기계적 수요인지, 가격 전망에 따른 방향성 수요인지가 핵심입니다. 특히 SOL은 기관·업계 자금 집중 여부, XRP는 리테일 심리로 인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함께 점검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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